당국과 금융사기꾼의 싸움은 이전에도 계속됐다. 예금통장에 '양도금지' 문구를 기재토록 한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외국인이 통장을 개설할 때는 신분확인을 더 강하게 하도록 했다.
지난 9월부터는 대포통장 예금주의 다른 은행계좌에서는 비대면 인출을 불가능하게 했다. 일련의 조치는 적잖은 효과를 봤다.
당국이 '은행간 계좌개설 정보공유'라는 카드를 꺼낸 것도 이런 자신감에서 비롯됐다. 그간 대책이 대포통장의 유통을 막는 것이었다면 이번엔 아예 뿌리를 없애겠다는 게 당국의 생각이다.
◇저장창고 '대포통장'=인터넷쇼핑·전화금융 사기범은 '대포통장'을 이용한다. 인터넷 등을 통해 은밀히 거래되는 대포통장이 없으면 전화금융 사기 자체가 어려워진다. 이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는 사람들도 나오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인터넷 검색창에 대포통장을 치면 얼마나 판을 치고 있는지 금방 확인된다. 대포통장을 판다는 광고성문구가 가득하다. 가격은 물론 안전하게 사용하는 법까지 나와 있다.
사기범들은 대포통장 매매과정에서 타인명의의 휴대전화, 이른바 '대포폰'을 사용한다. 불법을 은폐하기 위해서다. 대포폰이 전화금융 사기의 통로역할을 한다면 대포통장은 사기친 돈을 저장하는 창고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