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는 '아랫목', 기업경기는 '윗목'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 2009.11.26 16:06

기업 비관론 많아..대기업-중기 양극화

개인 소비심리와 기업의 체감경기가 지표상으로 극심한 온도차를 나타내고 있다. 소비심리가 '아랫목'이라면 기업 체감경기는 '윗목'이다.

소비심리와 체감경기를 지표화한 것은 한국은행이 매달 조사해 내놓는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경기실사지수다. 이들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기준치 100을 웃돌면 앞으로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라는 의미다.

11월 조사결과를 보면 이들 지수의 방향성은 일단 같다. 소비심리는 8개월만에, 체감경기는 9개월만에 하락한 것이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차이가 뚜렷하다.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13으로 낙관적인 견해가 많은데 비해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89에 머물고 있다. 6년10개월만에 최고라던 10월 BSI도 92에 그쳤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넘어선 5월 이후로도 BSI는 70 ~ 80대에 머물다 9월에야 비로소 90을 넘어섰다. 여전히 비관적인 전망이 낙관적인 전망보다 많은 것이다.


이런 차이에 대해 한은은 양 지수의 구성항목 차이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생활형편,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등 추상적인 면에 초점을 맞춘 반면 기업경기실사지수는 매출, 생산, 신규수주, 가동률, 원자재구입가격 등으로 구체성을 띤 항목들로 구성된다. 소비심리가 최근 수개월간 꿈틀거렸던 집값, 증시 등과 연관된 것도 차이의 원인이다.

한은 관계자는 “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기업 체감경기는 외부충격에 노출되면 쉽게 회복되지 못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 금융위기도 외환위기와 비슷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업 체감경기가 중소기업-대기업, 내수기업-수출기업 간에 극심한 양극화가 나타나는 것도 심리회복을 더디게 하고 있다. 지난달을 기준으로 할 때 대기업과 수출기업(매출액 중 수출비중 50% 이상인 업체)은 낙관과 비관의 경계인 100선에 근접한 98 ~ 99까지 올라간 반면 중소기업, 내수기업(매출액 중 내수비중 50% 이상인 업체)은 88로 극심한 차이를 보였다. 중소기업은 체감경기의 더딘 회복 외에도 중기 금융지원 축소 등 자금 악화 우려도 겪고 있다.

업종별로도 체감경기 차이는 뚜렷하다. 석유정제.코크스, 화학제품, 자동차 업종은 11월에 각각 108, 105, 110으로 두드러진 체감경기회복을 드러낸 반면 건설업, 운수업,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업종은 77, 79, 71로 대조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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