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대우건설, 산은 발목잡나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09.11.25 19:38
산업은행이 이해상충을 우려해 대우건설 매각주관사 역할을 포기한 이후 대우건설 매각을 둘러싸고 의혹이 오히려 증폭되고 있습니다. 산은이 유력 인수후보와 이면합의를 통해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습니다.

2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대우건설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이날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진동수 금융위원장에게 "산은이 인수업체에 자금을 지원할 거라는 언론 보도가 맞느냐"고 물었습니다.

진 위원장은 "어떤 것도 결정이 난 것은 없다"며 "구체적으로 검토된 바도 없고 언론 보도는 추측 보도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으로서 여러 상황에 대비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현 단계서는 이렇게, 저렇게 하고 있다는 것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고 강조했습니다.

산은도 억울하다는 표정입니다. 산은은 지원규모에 대해 "채권은행들과 협의할 사항이고, 아직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산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우선협상대상자들의 실체가 없다"는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산은이 50억∼100억 원 가까이 되는 주관사 수수료를 포기했는데 의혹은 증폭되는 양상입니다.

업계에선 우선협상대상자의 하나로 선정된 자베즈 파트너스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로 아직 펀드를 설정하지도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자베즈 쪽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아부다비투자공사(ADIC)가 이 컨소시엄에 실제 참여하고 있는지도 불투명하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대우건설 노조는 중동계 자금을 끌어들인 자베즈 파트너스가 금호그룹과 관련된 사모펀드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인수자에게 금융지원을 하고 매각대금이 금호그룹에 흘러들어가게 하면서 대우건설이 차입금을 상환하게 만드는 구조로 만들려고 하려는 게 아니냐는 겁니다.

산은은 대우건설 인수 관련 금융 제공여부, 가격, 조건 등에 대해 누구와도 어떠한 합의를 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지만 한번 불거진 의혹에 묻히고 있습니다.

산은은 그동안 대우건설을 연내 매각하는 데 주력해 왔습니다. 민유성 산업은행장 겸 산은지주 회장은 이달 초 "상업성이 담보되고 진정성이 있는 인수자에게 자금지원을 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산은의 예고대로 대우건설 매각 작업이 연내 완료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매각 작업이 성공적으로 끝나더라도 이번 의혹이 해소되지 못하면 산은의 입지나 명성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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