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서울보증SPC 보유 117만주의 향방은

더벨 이재영 기자 | 2009.11.24 09:25

사실상 삼성생명 자사주...매출 여부 따라 막대한 차익 가능

더벨|이 기사는 11월23일(13:58)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 기업공개(IPO)가 급물살을 타며 서울보증유동화전문유한회사(이하 서울보증SPC)가 보유한 117만주의 향방에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주식은 삼성생명이 보유한 자산담보부증권(ABS)의 기초자산으로 사실상 삼성생명의 자사주와 다름없어 구주매출 대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1999년 서울보증보험은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으로부터 삼성차 부채 대신 삼성생명 주식 187만주를 증여받았다. 서울보증보험은 같은 해 12월 이 중 117만주를 기초로 ABS를 발행해 이를 삼성생명이 전량 인수토록 했다.

서울보증보험은 ABS를 발행하며 기초자산 1주당 가치를 이건희 전 회장이 제시한 70만원으로 계산했다. 삼성생명은 서울보증보험이 세운 서울보증SPC를 통해 이 ABS를 인수하며 총 8161억여원을 지급했다. 서울보증보험은 당시 비상장사로써 환금성이 없던 삼성생명 주식을 삼성생명에 떠넘기는 방식으로 현금을 확보한 것이다.

당시 발행한 ABS의 만기는 1년이었다. 2000년 말 만기가 도래했지만 이 ABS는 상환되지 않았다. 기초자산인 삼성생명 주식을 현금으로 바꿀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서울보증SPC는 상환 방법에 대해 향후 삼성생명과 논의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그리고 9년이 지났다.

현재 ABS는 전량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기초자산인 삼성생명 주식 117만주는 법적으론 서울보증SPC의 소유지만 ABS 채권자인 삼성생명의 의중에 따라 그 처리 방안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생명이 현재 공식적으로 보유한 자사주는 없지만이 117만주가 사실상 자사주와 다름없는 셈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상장을 하면 삼성생명 주식에 환금성이 생기기 때문에 삼성생명이 요구한다면 서울보증SPC가 ABS 상환에 나서야 한다"며 "주식 매각 후 현금으로 상환할 지 기초자산인 주식을 현물로 넘길 지는 채권자인 삼성생명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ABS 상환을 통해 상당한 수준의 차익을 남길 수 있다. 삼성생명 IPO 공모가를 주당 100만원으로 잡으면 117만주의 가치는 약 1조1700억원. ABS 인수가는 8161억원이었으니 약 3500억원의 차익이 생긴다. 1999년 당시 주당 29만1000원정도의 가치밖에 안 됐던(한빛은행 평가) 삼성생명 주식을 주당 70만으로 계산해 4700억여원의 평가손을 감수했던 때에 비하면 그야말로 전화위복이다.

물론 논의의 여지는 있다. 1999년 발행한 ABS의 금리는 연 11%로 만기 이후 이자는 계산하지 않기로 했다. 9년이 지났지만 지연금리가 없어 서울보증SPC가 상환해야 하는 금액은 9000억원 내외에 지나지 않는다. 상장 차익을 어떻게 배분할 지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한 것이다. 가치 등락이 심한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ABS를 발행했기 때문에 생긴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보증보험은 ABS 발행 당시 시세의 2배 이상으로 주식 가치를 평가해 유동화한 것으로 이미 충분한 이득을 봤다고 본다"며 "상장 차익이 생긴다면 삼성생명이 전부 혹은 대부분을 가져가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117만주는 IPO 시 구주매출 대상 주식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증권사 IPO 관계자는 "만약 이 117만주를 IPO 시 구주매출 하지 않는다면 잠재물량부담(오버행)때문에 주가가 주춤거릴 수 있다"며 "소유 주체도 서울보증보험 산하 SPC로 돼있기 때문에 다른 삼성차 채권단 물량과 묶어서 공모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20대女, 하루 평균 50명 '이 병'으로 병원에…4050은 더 많다고?
  4. 4 바람만 100번 피운 남편…이혼 말고 졸혼하자더니 되레 아내 불륜녀 만든 사연
  5. 5 밤중 무단횡단하다 오토바이와 충돌 "700만원 달라"... "억울하다"는 운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