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구주매출 대상 관심....액분 가능성

더벨 이재영 기자 | 2009.11.23 08:40

주로 채권단 지분 17.5% 매출할 듯

더벨|이 기사는 11월20일(14:5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국내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가 될 것으로 보이는 삼성생명의 실제 공모 규모는 어떨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대 7조원까지 이야기하지만 업계 실무자들은 그보다 적은 4조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삼성생명은 현재 공모 내용만 구주매출로 확정했을 뿐 매출 대상이나 규모는 정하지 않았다. 지난 17일 주요 증권사에 돌린 입찰제안요청서(RFP)에도 이같은 내용은 빠져 있었다. 주관사 경쟁에 참여할 후보들에게 매출 구조를 설계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이 발행 주식 2000만주(액면가 5000원) 중 최대 520만주(26%)를 매출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1999년 이건희 전 회장이 삼성차 채권단에 증여한 350만주(17.5%, 서울보증보험이 이미 유동화한 117만주 포함, 현재 서울보증유동화전문회사가 소유) △이건희 전 회장 지분 415만여주 중 최대주주가 바뀌지 않을 정도의 수량인 120만주(6%) △삼성문화재단 등 기타 계열사 7곳이 가진 50만주(2.5%)를 모두 합한 수치다.

이외에 CJ·신세계 등 계열사가 아닌 주주 지분도 있지만 삼성생명과 사실상 큰 관련이 없는 이들의 지분이 공모에 포함될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결국 삼성차 채권단 보유분인 350만주가 공모 대상 주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를 포함한 삼성 계열사가 현금이 급한 것도 아닌데 지배력 약화를 감수하면서까지 지분 매각에 나설 까닭이 없고, 이건희 회장 역시 에버랜드 보험지주사 이슈가 걸린 상황에서 지분율을 섣불리 낮출거라 보긴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시장 소화력에 대한 문제도 있다. 대형증권사 IPO 부장은 "시장의 소화불량을 막기 위해 금융위원회와 거래소가 삼성생명 공모 규모 최소화를 요청할 수도 있다"며 "당장 상환이 필요한 삼성차 채권단 보유분만을 상장 시 우선 매출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 경우 액면 분할을 통한 유동성 확보가 필수다. 현행법상 자기자본 2500억원 이상인 회사의 경우엔 최소 500만주 이상+지분율 10% 이상을 공모해야 한다. 삼성차 채권단 보유분(350만주)만 공모 대상 주식으로 할 경우 법적 문제를 피하기 힘들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액면분할을 통해 주식 유동성을 확보한 후 IPO에 나설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가령 500원으로 액면을 분할 경우 총 발행주식수는 2억주로 늘어난다. 최소 공모 주식수를 결정하는데 따른 제약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 실제 삼성생명은 RFP에서 "액면분할 필요성 여부에 대한 제언"을 요청한 상황이다.

삼성차 채권단 보유분이라고 영역을 제한하더라도 실제 공모 규모에 대해서는 업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서울보증보험이 이미 유동화한 117만주(5.85%)와 이건희 전 회장이 추가 출연을 약속한 50만주에 대한 시각이 달라서다.

지난 2000년 채권단 중 하나인 서울보증보험은 이건희 전 회장으로부터 받은 삼성생명 주식 중 117만주를 페이퍼 컴퍼니인 서울보증유동화전문회사를 통해 자산유동화증권(ABS)를 발행하는 방법으로 유동화했다.

현재 기초자산인 117만주의 소유권은 여전히 서울보증보험이 세운 서울보증유동화전문회사에 있다. 서울보증유동화전문회사는 ABS 상환을 위해 이 주식을 팔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를 구주 매출에 포함할 지, 상장 이후 장내 매각할 지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이건희 전 회장이 추가 출연을 약속한 50만주를 공모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삼성차 채권단이 제소한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 전 회장이 지분 매각으로 자금을 마련해 채무 상환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냐는 것.

결국 구주매출에 대한 업계의 전망은 액면분할 전 기준 최소 233만주에서 최대 400만주 정도다. 주당 100만원으로 계산 시 2조3300억~4조원 규모다.

다른 증권사 IPO 실무자는 "삼성차 채권단이 구주 매출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고 신주 발행 여부도 확정된 상황은 아니다"라며 "현재 상황에서는 일단 350만주 내외를 구주매출 하는 것으로 입찰제안서를 작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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