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강국 코리아, UAE플랜트시장 '석권'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 2009.11.20 17:03

아부다비 루와이스 정유공장 플랜트 공사 수주 싹쓸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루와이스 산업단지가 국내 건설업체들에 '약속의 땅'이 되고 있다. 수주가 유력한 일부 패키지 공사까지 합하면 국내 건설사들이 루와이스 정유공장 프로젝트에서만 총 96억 달러(약 11조원) 가량의 일감을 확보하는 등 시공권을 휩쓸고 있는 것이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UAE 국영회사 애드녹의 자회사 타크리어가 발주한 루와이스 정유공장 확장공사 3번 패키지를 27억3000만 달러에 수주했다. 이날 대우건설도 루와이스 정유공장의 4번 패키지인 저장시설 건설공사의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수주금액은 11억7000만 달러다.

앞서 지난 3일에는 SK건설이 이 정유공장의 1번 패키지를 21억1700만 달러에 수주했다. GS건설은 2번 패키지를 31억 달러에 따냈다. 이는 국내 건설사가 단독 수주한 해외 플랜트 공사 중 최대 규모다.

아부다비에서 서쪽으로 250㎞ 떨어진 루와이스에 조성하는 정유시설은 총 7개 패키지로 나눠 발주됐다. 이 중 정유 플랜트 공사인 1∼4패키지는 국내 건설사들이 독차지하며 총 91억 달러가 넘는 수주고를 올렸다.

부지를 정리하는 토목공사인 5번 패키지는 UAE 현지 업체가 수주했다. 시공사를 선정하지 않은 나머지 2개 패키지 중 7번 패키지(해상항만시설 토목공사, 약 5억 달러 규모)는 GS건설의 수주가 유력하다.

이처럼 UAE에서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낭보가 잇따르는 것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존 정유·가스플랜트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이 시설공사 투자를 보류한데 반해 UAE가 공격적으로 원유시설 확장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국내 건설사들이 거둬들인 해외 수주액(17일 현재, 해외건설협회 신고기준) 413억 달러 가운데 112억 달러는 UAE에서 따낸 것이다. 이는 지난해 476억 달러 중 UAE 수주액이 48억 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2.3배 늘어난 수치다.

UAE를 중심으로 한 국내 건설사들의 대규모 해외 수주가 잇따르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위기 여파로 주춤했던 건설강국으로서의 면모도 다시 빛을 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정유나 가스 플랜트 공사는 고도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국내 건설사들이 유리한 분야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국제유가 하락,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지연되거나 취소됐던 해외플랜트 사업이 속속 재개되면서 우리나라 건설사들이 잇따라 공사를 수주하고 있다"며 "기술력이 떨어지는 중국이나 고가 입찰에 나서는 유럽 건설사보다는 국내 건설사간 경쟁 체제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올 연말과 내년에도 UAE를 중심으로 한 중동에서의 대규모 공사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지금까지 수주한 62억 달러 외에 연내 최대 10억 달러 정도의 추가 수주가 가능하다"며 "내년에도 UAE에서 대규모 화학플랜트 시설 투자가 진행되는 만큼 해외수주 전망이 밝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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