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노조 "금호 경영권 욕심 경계"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 2009.11.20 17:16

정밀실사 실력저지 방침…거꾸로 가는 건설사 M&A 지적도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중동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공사(ADIC)가 참여하는 자베즈 파트너스(Jabez Partners)가 사실상 선정되면서 매각 작업이 종착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대우건설 노조는 자베즈 파트너스가 금호그룹의 대리인에 불과하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금호그룹이 저지른 모럴해저드에 대한 책임 소재도 가리지도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경영권을 금호그룹에 맡기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정밀실사를 거부할 태세여서 긴장감마저 돌고 있다.

◇대우건설 경영권은 금호그룹이?=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자베즈 파트너스는 올 초 설립된 국내 사모투자펀드(PEF)다. 자베즈 파트너스가 유력 인수후보자로 꼽힌 것은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중 하나인 아부다비투자공사(ADIC)와 공동으로 나서 대우건설의 장기 성장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우건설 노조는 자베즈 파트너스가 금호그룹의 대리인에 불과해 대우건설의 경영권은 사실상 금호그룹에 넘어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금호그룹이 대우건설 매각 초부터 국내 펀드운용사와 중동 자본이 결합해 대우건설을 인수한 후 2대 주주로서 경영권을 위임받겠다고 공공연히 이야기 해왔다는 것이다.

대우건설 노조 관계자는 "아부다비 국부펀드가 설립한 IPIC(아부다비 국제석유공사)의 경우 현대오일뱅크의 최대주주임에도 불구하고 경영은 2대 주주인 현대중공업에 위임하고 있다"며 "금호그룹도 이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대우건설 노조는 금호그룹이 그동안 저지른 모럴해저드에 대한 책임소재를 따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대우건설 경영권을 넘기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정밀실사 단계에서 실력 저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자베즈 파트너스는 대우건설의 독립경영을 보장해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꾸로 가는(?) 건설사 M&A=대우건설의 인수합병(M&A)이 종착점을 향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건설기업 M&A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정적 경영권을 가진 건설사는 승자의 저주와 모그룹의 모럴해저드로 재매각되는 억울한 상황에 빠졌고 주인없는 건설사들은 자율경영 속에서 쾌속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전자는 대우건설. 금호그룹이 풋백옵션을 해소하기 위해 희생양으로 재매각하는 운명에 처했기 때문이다. 노조 주장대로라면 재매각돼도 경영권이 또다시 금호그룹에 넘어가는 비련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후자는 현대건설과 쌍용건설. 주인없는 건설사지만 자율경영을 보장받아 현대건설은 시공능력평가순위 1위를 탈환하는 등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M&A도 시기를 조절해가며 우수한 조건에 매각이 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고 있다.

한 건설경영 전문가는 "주인이 오너십이 있어야 기업경영에 유리하다는 건 경영학 이론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대우건설처럼 버려지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폿백옵션 조항 때문에 매각을 서두르다보니 투기자본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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