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IPO 주관사 '골드만삭스 따논 당상?'

더벨 문병선 기자 | 2009.11.20 09:32

중복주관 금지 규정에 대생 포기했지만 유명무실화

더벨|이 기사는 11월19일(08:0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대한생명 인수단이 '중복주관 금지 규정'에도 불구, 삼성생명 주관사 선정 입찰에도 참여할 조짐이다. 이 때문에 난감해진 IB는 삼성생명 주관사 후보 중 가장 유력하다는 평을 받는 골드만삭스다. 해당 규정 때문에 대한생명을 과감히 포기했더니 이 규정이 '유명무실화'될 분위기인 것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대한생명 인수단의 입찰 참여를 받아들이기로 하고, 대한생명은 자사 인수단의 중복 입찰 참여를 막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자 정작 뿔이 난 곳은 골드만삭스다.

알려져 있다시피 골드만삭스는 홍콩AIA생명과 삼성생명의 상장 주관사를 동시에 노리고 대한생명을 중도에 포기했다. 자칫 대한생명이 요구한 '중복주관 금지 규정' 때문에 이들 두 대어를 놓치는 것보다 대한생명을 포기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딴판이 펼쳐지고 있다. 중복주관 금지 계약을 했던 다른 IB들이 삼성생명 입찰에도 참여할 조짐을 보이는 상상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질 조짐인 것이다.

골드만삭스 상식에서는 대한생명 주관사 경쟁에서 부딪혔던 IB가 삼성생명 주관사 경쟁에서 눈에 띄면 안된다. 대한생명 PT에 오고간 IB의 수보다 삼성생명 PT에 찾아오는 IB 수가 적어야 한다. 중복 주관 금지 규정이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최소한 6곳(대한생명 인수단 수)은 줄어야 맞는데 그게 아닌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입찰 참여까지는 못막는거 아니냐"며 "양쪽다 선정될 경우 해당 IB가 판단하면 된다"고 말해 골드만삭스의 눈을 의심케 하고 있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골드만삭스도 대한생명을 포기하지 않고 '양다리'를 걸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해외IB 한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들이 대한생명 인수단에도 선정되고 동시에 삼성생명에도 태핑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골드만삭스는 안되고 국내사에게는 허용해주는 것을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힐난했다.

골드만삭스는 이 때문에 삼성생명 IPO 수주를 위해 더욱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대한생명까지 포기했는데 삼성생명마저 놓치게 된다면 자존심을 구겨야 한다. 심지어 아시아권 생보사 상장 트랙레코드가 전무한 실정이어서 더욱 절실하다.

지난 6월에는 홍콩AIA생명 상장을 위한 주관사 입찰에서 대표 주관사 자리를 모간스탠리와 도이치뱅크에게 내준 아픔도 남아 있다. 홍콩AIA생명이 지분(49%) 매각을 시도할 때까지만 해도 골드만삭스가 매각 주관사를 맡고 있었지만 전략이 바뀌어 IPO가 진행되자 경쟁에서 탈락한 것이다.

대표 자리를 놓친 골드만삭스에게 남은 것은 AIA생명의 공동 주관사 자리와 삼성생명 주관사 자리다. 둘 중의 하나라도 건져내면 체면치레 뿐 아니라 '골드만삭스'라는 이름을 남길 수 있다. 국내 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내년부터 줄줄이 생보사의 상장이 예정돼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20대女, 하루 평균 50명 '이 병'으로 병원에…4050은 더 많다고?
  4. 4 바람만 100번 피운 남편…이혼 말고 졸혼하자더니 되레 아내 불륜녀 만든 사연
  5. 5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