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렌자가 뭐야? 타미플루로 주세요"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 2009.11.19 13:49
정부가 신종인플루엔자 치료를 돕는 항바이러스제로 '타미플루' 대신 '리렌자' 처방을 독려하고 나서면서 일선 의료기관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리렌자를 처방받은 환자들이 흡입하는 방식에 어려움을 호소해 재처방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타미플루는 알약 형태로 1일 2회 복용하면 되지만 리렌자는 별도의 기구를 이용해 흡입해야 한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각 지자체는 물론 일부 보건소가 지역 의료기관에 공문을 보내 타미플루 대신 리렌자를 처방할 것을 권하고 있다. 갑작스런 추위로 신종플루 감염자가 급증하며 정부가 지난달 말부터 감기증상에도 확진검사 없이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할 것을 권고, 타미플루 소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0월 14일부터 11월 13일까지 한달 간 총 185만2206건의 항바이러스제가 처방됐다. 이 중 98.2%가 '타미플루'. 리렌자가 처방된 경우는 3만4090건으로 1.8%에 불과했다.

이에따라 정부는 지난 10일 리렌자 복용법의 설명하는 시연회를 여는 등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익숙하지 않은 복용법에 환자들은 물론 의사들도 처방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타미플루가 물과 함께 삼키는 알약 형태인데 반해 리렌자는 분말형태의 약을 별도의 기구를 이용해 흡입해야 한다. 우선 약이 담긴 레코드판 모양의 디스크를 흡입기에 올려 고정시킨 후 몸 안에 있는 숨을 다 내쉬어야 한다. 그 후 입에 넣고 흡입기의 버튼을 누르면 디스크가 터지면서 약이 분사된다. 그때 들이마시면 기도를 통해 약이 폐조직으로 퍼지는 방식이다. 하루 2번 5일 흡입한다.


서울 모 내과 원장은 "환자들이 낯설어 해 처방해준 뒤 병원과 약국에서 거듭 설명을 해도 제대로 흡입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만 6세이상에게만 처방하도록 하고 있지만 초등학생과 노인들이 때맞춰 스스로 흡입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매스컴을 통해 타미플루 인지도가 워낙 높아 제대로 진단도 받지 않고 타미플루만 요구하는 환자들이 태반인 상황에서 의사의 리렌자 권고가 먹혀들리 만무하다"고 덧붙였다.

가정의학과를 운영하는 모 원장은 "리렌자를 처방해줬는데 환자가 흡입에 어려움을 호소하며 재처방을 요구해 타미플루를 다시 처방해줬다"며 "환자와 마찰을 빚느니 근처 약국에 타미플루가 모두 동날때까지는 타미플루를 처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종플루 감염자와 예방백신을 접종하려는 사람들로 리렌자 흡입방법에 대해 일일히 설명해줄 여력이 없다는 점도 병원이 리렌자 처방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

전병률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에 흡입법을 보여주는 동영상 자료를 올려놓고 의사와 약사들이 보도록 독려하고 있다"며 "해당 제약사와 협력해 일선 의료기관에서의 혼선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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