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3곳 상장 '투자자 모집이 관건'

더벨 이재영 기자 | 2009.11.19 07:25

소화불량 불가피...IPO 시장 최대 2조~3조원 불과

더벨|이 기사는 11월18일(08:2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이 기업공개(IPO)를 조기 추진키로 하면서 이미 상장 수순을 밟고 있는 대한생명·미래에셋생명과 일정이 겹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세곳 모두 11월 주관사 선정→1~2월 상장예비심사 청구→5~6월 공모 및 상장을 목표로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세 생보사가 비슷한 시기에 공모 절차에 들어갔을 때 시장이 이를 소화할 수 있느냐다. 이들의 예상 공모 규모는 삼성생명 4조~7조원, 대한생명 최대 2조원, 미래에셋생명은 5000억원 내외로 총 7조원에서 10조원에 이른다.

업계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이 정도 대형 딜이 동시에 몰리면 해외 공모 물량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IPO 시장 풀(pool)에서 소화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결국 국내외 투자자 모집이 딜 성공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국내 관련 법규는 IPO시 우리사주조합과 일반청약자 그룹에 공모 물량의 최소 20%를 각각 할당할 것을 강제하고 있다. 나머지 60%는 보통 국내 기관과 해외 기관에 반반씩 배분한다. 이렇게 구조를 짜면 70% 정도를 국내 자금으로 조달해야 한다. 3개 생보사가 모두 상장되려면 4조~6조원을 국내에서 모집해야 하는 셈이다.

한 증권사 IPO 부장은 "국내 IPO 시장의 규모는 넉넉하게 잡아도 2조~3조원 정도에 불과하다"며 "3개 생보사에 내년 중 시도될 포스코건설 상장과 중소형 IPO들까지 고려하면 지금 시장 규모로는 도저히 답이 안 나온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외투자자들에게 기대를 하기도 힘들다. 내년 상반기 중엔 국내 3개 생보사 외에도 홍콩·중국·일본의 대형 생보사들이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 해외투자자들의 시선이 분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장 아시아 최대 빅딜로 평가되는 홍콩 AIA생명이 내년 1분기 상장을 목표로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또 중국 3위 생보사인 태평양생명과 일본 2위 생보사인 다이이치생명도 내년 중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3개 생보사가 직·간접적인 협의를 통해 상장 시점에 일정한 간격을 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꺼번에 시장에 나왔다간 공멸하거나 승자-패자로 명암이 갈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서로 부담스러운 상황은 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규모에 따른 부담과 시장 변수 때문에 3개 생보사가 내년 5~6월에 동시에 공모에 들어가긴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라며 "업계 1위라는 프리미엄을 가진 삼성생명이 제일 먼저 치고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줄곧 부인하던 삼성생명이 갑작스럽게 상장 시점을 밝힌 것도 이 때문이란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대형 IPO 공모에 따른 시장의 '소화불량' 우려를 해소해 줄 적임자로 연기금을 꼽고 있다. 연기금은 주식 시장의 큰 손으로 꼽히면서도 그간 안정성 등을 이유로 IPO 참여를 꺼려 왔다. 이 연기금들이 대형 생보사 상장을 계기로 공모주 시장에 뛰어든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연기금의 IPO 참여를 바라긴 힘들다. 대형연기금 주식운용팀 관계자는 "연기금의 경우 투자심의위원회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공모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며 "가격적인 메리트가 있다 하더라도 청약경쟁률이 높아 배정 받는 주식이 적다면 참여에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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