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난영(大馬難營)'...이팔성의 M&A원칙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9.11.18 05:31

우리금융 회장, "씨티·SC 모델, 해외 투자 내년 재개"

'큰 덩치는 사절'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갖고 있는 해외 인수합병(M&A) 원칙이다.
이회장은 내년부터 해외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며 17일(현지시간) 이같이 밝혔다.

이날 미국 뉴욕 맨해튼 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열린'우리 글로벌 OK' 서비스 출시 행사에 참석한 이회장은 뉴욕특파원들과의 간담에서 "지난해는 금융위기를 극복하는데 전력했지만 위기가 끝나면 내년쯤 해외로 나가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위기 직전 산업은행이 추진했던 리먼브러더스 인수같은 대형 M&A 대신 내실있는 현지 금융기관을 인수하는 방식을 추진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특히 씨티그룹이 한미은행을 인수하고, 스탠더드 차타드(SC)가 제일은행을 인수한 방식을 바람직한 해외투자 모델로 제시했다. 현지법인을 설립해 정착한뒤 적당한 규모의 은행을 인수하겠다는 것이다.

이회장은 "수십년간 투자은행을 추구해온 노무라도 리먼브러더스 전체를 인수하지는 못했다"며 "리먼브러더스는 '투 빅 투 매니지(Too Big To Manage)'였다"고 말했다. 덩치가 너무 커서 국내 금융기관이 인수해 경영하기 힘들다는 한계를 인정한 것이다.
이 회장은 "현지법인 형식으로 해외에 진출해야 현지 감독당국의 보호도 받고 기업가치가 올라가면 자본 이득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특정 국가나 금융기관을 목표로 설정한 곳은 없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올해 사모펀드 우리PEF를 통해 맨해튼 월가의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 본사 빌딩을 인수한 바 있다. 이날 AIG 빌딩을 둘러보고 행사장에 도착한 이 회장은 "이미 돈을 더 주고 사겠다는 곳이 있을 정도"라며 "싸다는 말로도 부족한 만족할만한 투자였다"고 말했다.

취임 1년반째를 맞는 이회장은, 최근 금융기관 경영진들의 거취에 대한 논의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올해 4대 금융그룹 가운데 떨어지지 않는 실적을 올렸으며 내년에는 더 좋아질 것"이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이 회장은 특히 '질적 비용절감'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승화시켜 20% 정도의 순이익 개선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인원감축이나 자산매각같은 양적 구조조정이 아니라 2만6000명 직원이 자신의 업무에서 낭비 요인을 찾아내 없앤다는 것이다. 최대 호황기 금융그룹들이 2조원선의 이익을 올렸던만큼, 비용절감을 통해 2조4000억원까지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정부는 보유중인 우리금융 지분 73% 가운데 소수 지분 7%를 블록세일 방식으로 우선 매각할 방침이다.
이회장은 "금산법 개정으로 9%까지 국내 기업들도 지분을 보유할 수 있게 됐지만 실제 인수할 수 있는 곳이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 주간사들이 해외 투자자들과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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