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환율전쟁, 한국에 불똥튈까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 2009.11.17 16:31
위안화 절상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간 환율전쟁이 점입가경이다. 한국에 불똥이 떨어질 가능성도 점차 고개를 든다.

◇强위안화 시대 올까= 중국은 2005년 7월 환율 제도를 개혁하면서 관리변동환율제를 도입했다. 수급이 환율결정에 있어 최우선 요인이되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이후 3년간 위안화는 약 18% 절상됐다. 환율제도 개혁 전 달러당 8위안을 넘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 6.8위안까지 내려왔다. 그만큼 위안화 절상속도는 빨랐다. 그후 위기가 터졌고 자국수출 악화를 우려한 중국정부가 페그제(고정환율제)를 들여왔다. 환율은 달러당 6.82~6.84위안 사이에서만 움직였다.

하지만 위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서면서 중국만 대규모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종전의 흐름은 깨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이 선봉에 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중이 뇌관이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17일 후진타오 주석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시장친화적 환율정책을 고려한다고 한 데 대해 환영한다고 말했다. 위안화 절상을 재차 압박한 걸로도 보인다. 앞서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미 대통령의 방중에 맞춰 위안화 강세 필요성을 역설했다.

중국은 위안화 절상에 대해 아직 뚜렷한 입장을 내비치진 않았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급진적이진 않더라도 완만한 위안화 절상은 불가피할 거라고 본다. 무디스도 내년부터 위안화가 연율 5% 절상될 수 있을 거라고 예측했다.

국내에서도 폭은 어떻든 위안화 절상은 예견된 수순이라고 분석했다. 곽경탁 산업은행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1년후 예상환율을 볼때 역외선물환 환율이 현물환보다 3.5% 절상돼 있는데 이 격차는 1년후의 현물환을 예측해볼 수 있는 수치가 될 수 있다"며 "여기에다 중국으로 들어오는 핫머니 유입속도를 감안하면 내년말까지 5%까지 절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영향은= 현재 가장 이목을 끄는 건 중국 정부의 대응이다. 중국이 위안화 절상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같은 아시아 신흥국으로 묶여 원화값도 덩달아 절상될 수 있어서다.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은 적다.

다만 절상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불거지면 원화값 상승 즉 원/달러 환율 하락은 불보듯 뻔하다. 그렇잖아도 심상찮은 달러약세 기조에 대비책을 마련 중인 국내 수출기업들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특히 위안화보다 원화 절상속도가 더 빠르면 대중 무역에서 손실은 더 커진다. 곽 수석연구원은 "원화 환율은 자유화 정도가 위안화보다 높아서 시장흐름에 따라 절상속도가 급격히 진행될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대중무역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도 무작정 고정환율을 고수하고 있을 수만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입지가 강해지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미국과 관계를 무시할 수 없을 뿐더러 외자유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페그제를 유지하면 그만큼 부담은 더 커진다.

정미영 삼성선물 팀장은 "미국과의 역학관계를 고려해야 함은 물론 중국이 고정환율제도를 계속 가져간다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계속되고 이것은 다시 중국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완만한 정도의 절상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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