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속도내고 세종시 기다리고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09.11.17 16:16

장광근 "4대강 내부결속"…정의화 "세종시 특위 들러리 안 서"

# 한나라당이 4대강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4대강 사업 논란이 '예산 전쟁' 국면에 접어들면서 당 일각에서 사업 축소론이 제기되자 '함구령'까지 내렸다.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사업 예산안 3조5000억원도 그대로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해 당내에 체감온도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사업이 야당과의 정치적 싸움으로 변한 만큼 내부적으로 단합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내에서 "국가 재정상 4대강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좋지 않다"(이한구 의원), "4대강 사업자 선정 담합 의혹을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이성헌 의원) 등 당 지도부와 거리감이 있는 발언이 잇따른 데 대한 자제령이다. 신성범 원내대변인은 이와 관련, "여야간 세부협상을 앞두고 자꾸 개인 의견이 나오면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여론전을 독려하고 나섰다. 안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이 4대강 사업과 복지예산이 무슨 관계가 있는 것처럼 흑색선전을 하는데 홍보지원 부족으로 여론전에서 혼선을 빚고 있다"며 "이런 흑색선전이 퍼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당 정책위 등은 이에 따라 내년도 복지예산이 81조원으로 사상 최대라는 점을 적극 홍보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당 지도부는 국토해양부의 내년도 4대강 사업 예산 3조5000억원을 그대로 통과시키겠다며 민주당이 거부하고 있는 국토위 등 상임위 예산 심의가 늦어질 경우 직권상정을 거쳐 예산결산특위에서 일괄 처리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안 원내대표는 "오는 19일 원내대표 회담에서 4대강 사업이 왜 필요한지 다시 설득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앞서 안 원내대표는 전날 한 라디오방송에서도 "3조5000억원은 줄이고 줄인 최소한의 예산이기 때문에 그대로 관철시키려 한다"고 밝혔다.

# 4대강 사업과 달리 정부가 민관합동위원회를 공식출범하면서 연일 수정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세종시 문제에 대해서는 당내 세종시 특위를 중심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이날 세종시 특위는 기업 유치설 등 정부의 일방적인 세종시 원안 수정 추진 분위기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표출하며 정부와 '거리두기'에 나섰다. 원안 고수 입장을 밝힌 당내 친박(친박근혜)계의 목소리를 고려하면서 '정부안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당 지도부의 방침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정의화 세종시 특위 위원장(사진)은 이날 특위 2차 회의에서 "여당이 특위를 만들어 여론을 수렴하고 있는데 정부가 일방적으로 법 개정 방침까지 밝히는 것은 올바른 당정관계가 아니다"라며 "정부의 들러리 역할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회의 참석자들도 "정부는 정부대로, 당은 당대로 역할이 있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서는 "민관합동위와 연석회의를 하자"는 말도 나왔으나 '바람직하지 않다'는 쪽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여권 일각에서는 '연내 세종시 수정 완료' 주장이 제기됐다. 세종시 문제를 오래 끌고 갈 경우 정치적 부담이 만만찮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이 연대 투쟁에 나서며 반발하는 데다 당내 친이(친이명박)·친박 진영간 이견이 빚어지면서 수정안 마련은 정부에 위임하고 당은 여론수렴에 나서는 쪽으로 '속도조절'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당직자는 "세종시 변경을 위해서는 행정복합도시보다 수정안이 낫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고 충청도민을 설득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유명 여성골퍼, 코치와 불륜…"침대 위 뽀뽀 영상도" 아내의 폭로
  2. 2 선우은숙 친언니 앞에서…"유영재, 속옷만 입고 다녔다" 왜?
  3. 3 "무섭다" 구하라 사망 전, 비밀계정에 글+버닝썬 핵심 인물에 전화
  4. 4 '이혼' 최동석, 박지윤 저격?… "月 카드값 4500, 과소비 아니냐" 의미심장
  5. 5 김호중 "돈도 없는 XX놈"…건물주 용역과 몸싸움, 3년전 무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