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진짜 속내는 "위안화 절상?"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09.11.17 09:23

글로벌 금융중심 도약위해 '강한 위안' 필요…'절상 반대'는 '내숭'

환율 문제로 미국과 줄다리기 중인 중국의 진짜 속내는 '위안화 절상'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사회의 요구대로 위안화를 절상할 경우 당장 수출이 타격을 입겠지만 장기적으로 글로벌 금융 중심으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는 중국에 '강한 위안화'는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전문 포천은 17일 "국제 금융 중심지로의 부상을 위한 중국의 실험은 이미 시작됐다"라며 중국이 위안화 위상 확대를 위한 움직임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국제 무역에서 위안화 결제의 확대다. 중국은 이미 지난 7월 홍콩에서 이루어지는 무역을 위안화로 결제하는 것을 허용한 상태다.

이에 따라 상하이실크그룹, 상하이일렉트릭그룹, 상하이후안유수입&수출 등 3개 회사는 홍콩, 인도네시아 지역 고객과 1400만위안(200만달러) 규모의 수입 수출 계획을 체결했다. 중국 교통은행과 중국은행이 무역 결재 파이낸싱을 담당했다.

중국 정부 관계자들은 향후 홍콩 뿐 아니라 동남아 지역에서도 위안화 무역 결제를 늘려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부터 러시아와도 상호 통화로의 무역 결제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일각에서는 빠른 시일안에 위안화가 유로처럼 아시아 경제 블록 내에서 통용되는 통화의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위안화 절상을 위한 당국의 의지도 분명해 보인다. 중국은 지난 7월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전문 기구를 만들고 후샤오렌 국가외환관리국장을 책임자로 내정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산하에 신설된 '국가화폐정책국'은 향후 위안화를 달러에 버금가는 기축통화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착수해 있다.


이처럼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세계의 공장'을 넘어 글로벌 금융의 중심지를 넘보고 있는 중국에 강한 위안화는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2020년까지 상하이를 국제금융 허브로 키우겠다고 천명한 동시에 달러화 대신 SDR(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을 새 기축통화로 사용하자고 제안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상하이에서 외국 기업이 국내에서 위안화 표시 채권을 발행하는 것을 허가한 것도 자국 통화의 영향력 확대를 통한 금융 허브 육성을 위해서다.

전문가들은 중국 전체 무역의 절반가량이 위안화로 거래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HSBC의 추홍빈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무역 규모는 2조달러이며, 2012년까지 이 가운데 1조달러가 위안화로 결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위안화 결제 비중은 10% 미만이다.

하지만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하라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요구에 각을 세우는 이유는 섣불리 절상에 나섰다가 회복추세에 접어든 수출이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위안화 절상을 명목으로 선진국과 협상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위안화의 지위를 한층 확대하기 위한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의 예상대로 중국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중 이후 실제 위안화 절상에 나설 경우 중국은 달러화 대신 SDR을 새 기축통화로 사용하자는 기존의 주장을 더욱 강력히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4. 4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5. 5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