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의 공모가나 상장 후 가격을 현재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주당 70만원은 넘을 것이라는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사실상 70만원은 삼성그룹측이 생각하는 마지노선이기도 하다. 이건희 전 회장이 삼성차 부채 해결을 위해 채권단에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내놓을 때 계산했던 가격이 주당 70만원이기 때문이다. 삼성 입장에서는 삼성생명 상장과 함께 10여년 묶은 삼성차 문제도 함께 해결하기를 희망한다는 점에서 보면 70만원은 넘어야 한다.
증권가 보험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보수적으로 추정해도 삼성생명의 가격은 70만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한 대형증권사 보험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는 "삼성생명의 조정순자산이 15조원 정도로 산출되고 이를 PB 멀티플 1배로 적용할 경우 주당 74만9200원으로 계산된다"며 "조정순자산 가치가 연간 15% 늘어나는 경우를 가정하면 86만1600원, 30% 늘어나면 97만3900원까지 주가산정이 가능하고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더라도 주당 70만원은 충분히 넘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성용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현재의 이익 수준과 자산가치 등을 감안할 때 72만원 수준으로 계산되고 업계 1위 프리미엄을 부여하면 90만원대도 가능하다"고 추정했다. 이미 장외시장에서 지난주부터 삼성생명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해 65만원까지 올라온 상태다.
삼성생명의 현재 발행 주식은 2000만주다. 주당 70만원으로 계산하고 신주 발행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 삼성생명의 시가총액은 14조원에 달한다. 현재 시가총액 순위로 따지면 8위권 정도에 해당하는 규모다. 16일 종가로 시총 7위 LG전자는 15조1880억원, 8위 현대모비스는 14조5040억원이다. 10위 우리금융은 13조570억원이다.
또 삼성생명과 같은 대어(大漁)의 상장은 증시에 수급 문제를 불러 올 수 있다. 공모가 신주발행 여부 등 결정된 것이 없지만 생보업계 넘버1의 상장은 증시자금의 블랙홀이 될 가능성도 없지않다. 특히 대한생명 상장과 동시에 진행될 경우 증시가 수급부담에 휘청거릴 수 있다.
특히 삼성생명이 상장 시기로 잡고 있는 내년 상반기에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등이 단행될 가능성이 있어 금리상승기 수혜주로 주목받는 보험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다른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성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은행, 손해보험업 등 금융섹터에 배분했던 자금의 일부가 생보쪽으로 이동하면서 다른 업종의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하지만 이같은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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