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강동 재건축 '검은거래' 무더기 적발

머니투데이 배혜림 기자 | 2009.11.15 10:23

檢, 조합장·시공업자 등 30명 기소

서울 송파구와 강동구 소재 아파트 재건축·재개발 현장에서의 '검은 거래'가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사업편의 청탁과 함께 돈을 주고받은 조합과 시공업체뿐 아니라 경찰 간부와 구청 공무원, 변호사까지 깊숙이 개입한 '스펙트럼형 비리' 구조가 낱낱이 드러났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중희)는 15일 송파구와 강동구, 경기 성남에 위치한 8개 아파트 재건축·재개발 비리에 연루된 조합장과 공사업체 간부, 경찰관 등 9명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2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신병이 확보되지 않은 2명에 대해서는 지명수배하고 총 28억원 상당의 불법 범죄수익을 전액 추징 보전 조치했다.

검찰에 따르면 송파구 J시영아파트 재건축 조합장 고모(61)씨는 창호공사 수주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창호업자 김모(50)씨로부터 6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업자 김씨가 공사수주를 위해 조합 간부들과 인테리어 업자 등에게 건넨 돈은 14억5000만원에 달했다.

이 아파트의 경우 브로커 양모(43)씨는 업자들로부터 4억여원을 받아 다른 브로커 김모씨 등에게 전달하고 그 중 2억원이 또다른 브로커 김모(57)씨에게 전달되는 등 여러 단계의 브로커가 고리식으로 연결돼 있었다. 조합 임원들은 비밀이 보장되는 친분관계가 아니면 뇌물을 직접 받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브로커들도 조합 임원과 친한 브로커를 찾는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재건축이 진행된 송파구 J아파트 1단지에서는 공사청탁 명목으로 3억여원을 받은 브로커 이모(44)씨가 기소중지돼 지명수배를 받은 상태다. 2단지에서는 조합장 이모(59)씨가 재건축상가 매수와 관련해 8800만 원을 받은 데 이어 변호사 이모(42)씨와 경찰 간부 김모(40)씨가 매수청탁과 함께 각각 1억원을 받은 사실이 적발돼 모두 사법처리됐다. 3단지 조합장 신모씨(59) 등은 관리업체 선정을 대가로 인테리어 비용 4000만원을 대신 내게 한 사실이 드러나 재판에 넘겨졌다.

송파구 K시영아파트의 재건축 정비업체 부사장 한모(54)씨는 창호업자로부터 3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강동구 K 아파트 1단지 재건축 조합장 김모(52)씨는 H건설의 이모(45) 부장으로부터 3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받아챙기고 조합 이사 김모(58)씨는 공사업체로부터 3000만원을 받는 등 비리가 만연해 있었다.


성남 D주공 아파트에서는 재건축 공사수주를 청탁해주는 대가로 3000만원을 받은 브로커 성모(47)씨가 적발됐다. 송파구 G 아파트의 재개발 과정에서는 시공을 담당한 D건설 간부 2명과 철거업자 등이 사업선정을 대가로 조합에 거액을 건넨 사실이 드러나 재판을 받게 됐다.

이들로부터 총 5억원을 받은 조합 총무 김모(39)씨는 기소중지됐다. 조합설립을 인가해주고 1700만원을 받은 구청 공무원 김모(53)씨와 돈을 준 정비업체 사장 최모(42)씨는 각각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동부지검은 관내 재건축 및 재개발 지구가 32개로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많고 각 지구마다 고소·고발이 끊이지 않아 지난 9월부터 기획수사를 진행해왔다.

검찰 관계자는 "리베이트와 뇌물은 분양가 인상으로 이어져 그 피해가 고스란히 조합원과 일반 분양자에게 돌아간다"며 "아파트 재건축 및 재개발 비리는 반드시 척결해야 할 범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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