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린 주석은 중국 공산당 서열 4위의 핵심 인물. 정협은 중국 최고의 정책자문회의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더불어 양회로 불리는 핵심 조직이다.
정 회장과 자 주석의 인연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자동차가 베이징에 첫 공장을 세울 때 자 주석은 당시 베이징시 당서기를 맡고 있었다. 우리로 치면 베이징 시장이었다.
자 주석은 중국을 대표하는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다. 허베이(河北) 공학원 전력과 출신으로 중국기계설비진출총공사 총지배인과 태원중형기기공장 공장장을 지내 자동차가 낯설지 않다. 그가 베이징현대에 남다른 관심을 보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베이징현대차가 설립되면서 약 8000명의 베이징 시민이 일자리를 얻었다. 118개 협력업체와 357개에 이르는 딜러망을 생각하면 고용 효과는 1만 명을 훌쩍 뛰어넘는다. 시장 입장에서는 정 회장이 고마울 수밖에 없다.
통 큰 사람끼리는 통하기 마련. 자 주석은 베이징시 택시 6만7000대를 EF쏘나타로 교체했다. 정 회장의 투자에 대한 화답이었다. 두 사람의 끈끈한 인연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자 주석은 그 해 12월 베이징현대 공장에서 쏘나타 1호차가 생산됐다는 소식을 듣고 공장으로 바로 달려왔다. 당시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행보였다.
자 주석은 2004년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도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했다. 그는 정 회장과의 만찬 자리에서 “현대차의 한·중 합작사업은 중국 내에서도 가장 성공적”이라고 치켜세웠다. 베이징현대차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자 주석은 4년 뒤인 2008년 베이징현대차의 제2공장 준공식에도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현대차는 베이징 시민의 자랑”이라며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했다. 그해 8월에는 몸소 류치 베이징시 당서기 겸 베이징 올림픽조직위원장 등을 대동하고 제2공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1년 6개월여 만이다. 정 회장은 정협을 방문한 자리에서 “현대·기아차그룹이 중국에서 비약적으로 성장한 것은 중국정부의 아낌없는 격려와 지원이 큰 힘이 됐다”며 “중국 소비자가 원하는 높은 품질의 자동차를 생산, 판매해 중국 국민으로부터 가장 사랑 받는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에 자 주석은 “(현대·기아차그룹이)중국 자동차 산업의 대표기업이자 한·중 경제발전과 우호증진을 위한 양국 교류의 상징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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