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中 자칭린 주석의 '아름다운 인연'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 2009.11.12 17:26
현지공장을 둘러보기 위해 중국을 방문 중인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12일 기자간담회가 끝나자 서둘러 차에 올랐다. 자칭린(賈慶林)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을 만나러 가야 하기 때문이었다.

자칭린 주석은 중국 공산당 서열 4위의 핵심 인물. 정협은 중국 최고의 정책자문회의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더불어 양회로 불리는 핵심 조직이다.

정 회장과 자 주석의 인연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자동차가 베이징에 첫 공장을 세울 때 자 주석은 당시 베이징시 당서기를 맡고 있었다. 우리로 치면 베이징 시장이었다.

자 주석은 중국을 대표하는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다. 허베이(河北) 공학원 전력과 출신으로 중국기계설비진출총공사 총지배인과 태원중형기기공장 공장장을 지내 자동차가 낯설지 않다. 그가 베이징현대에 남다른 관심을 보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베이징현대차가 설립되면서 약 8000명의 베이징 시민이 일자리를 얻었다. 118개 협력업체와 357개에 이르는 딜러망을 생각하면 고용 효과는 1만 명을 훌쩍 뛰어넘는다. 시장 입장에서는 정 회장이 고마울 수밖에 없다.

통 큰 사람끼리는 통하기 마련. 자 주석은 베이징시 택시 6만7000대를 EF쏘나타로 교체했다. 정 회장의 투자에 대한 화답이었다. 두 사람의 끈끈한 인연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자 주석은 그 해 12월 베이징현대 공장에서 쏘나타 1호차가 생산됐다는 소식을 듣고 공장으로 바로 달려왔다. 당시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행보였다.

자 주석은 2004년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도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했다. 그는 정 회장과의 만찬 자리에서 “현대차의 한·중 합작사업은 중국 내에서도 가장 성공적”이라고 치켜세웠다. 베이징현대차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자 주석은 4년 뒤인 2008년 베이징현대차의 제2공장 준공식에도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현대차는 베이징 시민의 자랑”이라며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했다. 그해 8월에는 몸소 류치 베이징시 당서기 겸 베이징 올림픽조직위원장 등을 대동하고 제2공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1년 6개월여 만이다. 정 회장은 정협을 방문한 자리에서 “현대·기아차그룹이 중국에서 비약적으로 성장한 것은 중국정부의 아낌없는 격려와 지원이 큰 힘이 됐다”며 “중국 소비자가 원하는 높은 품질의 자동차를 생산, 판매해 중국 국민으로부터 가장 사랑 받는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에 자 주석은 “(현대·기아차그룹이)중국 자동차 산업의 대표기업이자 한·중 경제발전과 우호증진을 위한 양국 교류의 상징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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