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르노삼성의 '뉴SM3' 돌풍으로 준중형 차 시장이 뜨겁게 달궈지더니 이어 현대차 신형 '쏘나타' 출시, '캠리'를 앞세운 토요타 출범 등으로 중형차 모델 간 날선 공방이 벌어졌다.
전쟁터는 준대형 차 시장으로도 번지고 있다. 기아차가 마침내 오는 24일 내놓는 야심작 'K7'이 '태풍의 핵'이다. 앞서 지난달 포드가 출시한 '2010년형 토러스'도 이례적 인기를 모으며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올 12월 나올 현대차 '그랜저'의 부분 변경 모델까지 싸움에 가세하면 관전의 재미도 점입가경이 될 전망이다.
일반 소비자들과는 다소 거리가 멀지만 럭셔리 브랜드의 양대 산맥 벤츠와 BMW도 각각 자사의 최고급 대형 모델을 내세워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포드 토러스 vs 기아차 K7 ?
준대형급 시장에서 '조용한 변화'는 포드 토러스가 보여준다. 초대형 세단의 외관과 수준급 옵션을 갖추고도 3800만원(SEL)과 4400만원(리미티드)에 불과한 가격 경쟁력이 무기다.
이 때문에 기아차 K7과 비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온다. 토러스와 같은 3.5리터 모델의 가격이 3860~3960만원(노블레스), 4080~4180만원(노블레스 프리미엄)으로 각각 책정돼 가격차이가 거의 없다.
하지만 이미 폭스바겐이 6세대 '골프'의 3390만원이라는 '매력적' 가격과 뛰어난 성능으로 단숨에 수입 중소형차 시장을 평정하며 "국산차 소비자도 끌어 들이겠다"고 자신하고 있는 점 등과 맞물려 시사하는 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전문가는 "중소형뿐만 아니라 그 이상 차급에서도 수입차와 국산차의 경계가 점차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며 "품질과 가격 수준이 비슷해지면서 개별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선택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토러스는 지난달 12일 사전계약을 시작한 후 한 달 만에 560여대를 판매했다. 포드 관계자는 "예상보다 너무 잘 팔려 깜짝 놀랐다"며 "지금 계약해도 3개월 정도는 기다려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5미터를 넘기는 초대형 세단급 전장(5154mm)에 최고출력 267마력, 최대토크 34.4kg.m을 갖췄다. 연비는 리터당 8.7km다. 디자인은 큰 차체에도 헤드램프를 날렵하게 하고 지붕을 낮춰 역동적 이미지를 강조했다.
특히 운전자의 습관에 맞춰 전방 38도로 기울인 센터페시아, 서스펜션 구조 변경으로 승차감 향상, 브레이크와 연동된 충돌 경고 시스템 등 뛰어난 성능을 강조한다.
전장은 4965mm로 그랜저보다 7cm 정도 길다. 3.5리터 모델의 최대토크는 34.5kg.m로 토러스와 차이가 없지만 최고출력은 290마력으로 23마력 더 높다. 연비는 10.6km/l로 토러스는 물론 3.3리터급 그랜저(9km/l)보다도 월등히 높다.
지난 2일부터 사전계약에 들어간 K7은 불과 열흘도 안 돼 계약건수 5000대를 돌파하며 기아차 사전계약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태세다.
오는 12월 출시될 현대차 2010년형 그랜저는 부분 변경 모델 치고는 내·외장에 상당한 변화를 줄 것으로 알려져 역시 기대를 모은다.
최고급 세단의 상징인 '12기통 엔진'을 얹은 BMW '760Li'와 벤츠 'S600L'도 격전 중이다. 2억을 훌쩍 넘어가 일반인들에게는 그저 한번 타보는 것만으로도 '영광'인 차들이지만 두 모델에 대표 명품 브랜드의 이미지와 최고 기술력의 자존심이 걸려 있어 관심을 끈다.
앞서 지난 9월 말 출시된 신형 S600L은 V형 12기통 바이터보차저 엔진이 최고 출력 517마력, 최대 토크 84.6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가격은 2억6800만원이다.
지난 5일 선보인 신형 760Li는 새로운 고정밀 직분사 및 트윈터보 시스템이 적용된 V12기통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544마력, 최대토크 76.5kg.m의 힘을 자랑한다. 가격은 2억6500만원(기본형)과 2억7700만원(인디비주얼)이다.
S600L은 10월 말까지 한 달 남짓 동안 24대가 팔려 기존 구형 모델의 월 평균 판매량보다 2배 이상 판매됐다. 760Li는 올해 한국에 배정된 60대 물량이 이미 거의 동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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