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부동산 거래량과 가격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대학원 원장 | 2009.11.12 08:57
부동산 거래량과 가격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속성을 갖고 있다. 거래량이 증가하면 가격도 상승하고, 가격이 하락하면 거래량도 감소한다. 거래량이 먼저 움직이고 가격이 뒤따라 움직이는지, 아니면 가격이 먼저 움직이고 거래량이 뒤따라 움직이는지 여부는 명확하지가 않다. 시기에 따라, 그리고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현상이 우리나라에서만 목격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영국에서도 이런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이처럼 부동산의 거래량과 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각국에서 동일하게 목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 원인에 대해서는 명쾌한 해답이 없는 상태이다.

부동산 거래량과 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 사람들이 부동산을 구입하려고 하기 때문에 거래량이 늘어나게 되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사람들이 부동산을 구입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거래량이 줄어드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부동산의 거래량과 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필연적인 동인이 없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 사람들이 부동산을 구입하려고 하겠지만,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부동산을 팔 이유가 없다.

따라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때 거래량이 늘어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사람들이 부동산을 구입하지 않으려 하겠지만, 부동산 소유자는 부동산을 빨리 매각하려고 하기 때문에 가격 하락기에 거래량이 감소할 필연적인 이유가 없는 것이다.

물론 부동산의 거래량과 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현상에 대해 이를 설명하는 몇 가지 이론이 있기는 하다. 예를 들어 부동산저당대출(모기지 대출)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는 보는 학자도 있고, 부동산 보유자의 손실 기피 행동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고 보는 학자도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들은 실증적으로 입증된 것이 아니라서, 그야말로 가설로 남아 있는 상태이다. 그래서 부동산학계에서는 이런 현상을 ‘거래량과 가격의 퀴즈’라고 부르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부동산의 거래량과 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은 시장참가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지식이 된다. 즉, 부동산의 거래량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알고 있다면, 부동산의 가격을 예측하는데 상당히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국토해양부가 매월 공표하는 주택실거래건수에 관한 자료는 시장참가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정보이다. 그런데 이 유용한 정보가 너무 늦게 공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지금은 11월이지만, 주택실거래건수 통계는 현재 9월까지만 나와 있다. 이쯤 되면 거래량 통계를 통해 가격을 예측한다는 것이 무의미해진다.

이처럼 부동산거래량 자료가 늦게 공표되는 것은 국토해양부의 잘못이 아니다. 부동산실거래 정보를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거래 신고에 관한 법률”에서 실거래 신고기한을 60일로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실제 거래가 있고 난 후, 60일이 지나야 비로소 거래량 통계가 확정되는 것이다.

공인중개사협회 등이 회원사를 대상으로 거래량 자료를 수집하여 신속하게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협회가 이런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공익적 기능에 대한 비전과 의지, 그리고 회원사의 협력을 이끌어낼 만한 리더십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이런 역할을 기대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어찌되었든 간에 시장 상황을 판단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거래량 자료가 실무적으로 활용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이 안타까울 다름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3. 3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4. 4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5. 5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