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vs친박, 세종시 '낯뜨거운 설전'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 2009.11.09 18:05

"정적 죽이기냐" "무슨 장학퀴즈하는 것 같다" 감정싸움

정운찬 국무총리와 한나라당의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세종시 문제를 놓고 뜨거운 설전을 펼쳤다.

9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정현, 한선교 등 친박계 의원들은 정 총리가 세종시 수정 논란을 일으키면서 국론분열과 여당내 계파갈등을 촉발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여기에 정 총리가 맞서면서 총리와 친박계 의원들간 설전은 자칫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질 듯한 분위기였다.

한선교 의원은 "정 총리의 수정론 문제 제기는 박근혜 전 대표를 원칙론자에서 반대론자로, 신뢰의 정치인에서 표나 생각하는 정치인으로 만들려는 것 아니냐"며 공격을 시작했다.

그는 "세종시 자족기능은 현행법 내에서 해결할 수 있고, 총리가 말한 자족기능이 박 전 대표가 말하는 '원안 플러스 알파'"라며 "동서화합도 안 되는 마당에 총리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갈등구조를 만들었다"고 질책했다.

이정현 의원도 "정 총리가 세종시 문제를 들고 나오는 바람에 이명박 정부, 한나라당, 정치권이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사고 있다"며 "약속을 깨자는 사람이 약속을 지키자는 사람을 공격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맹공했다.

하지만 정 총리는 현행법으로는 세종시의 자족기능을 충족할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반박했다. 그는 "세종시를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자족기능 충족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법을 고쳐야 한다"고 답했다.


이처럼 공방이 심해지면서 다소 격한 언사가 오가기도 했다. 이 의원은 "지금 국무위원 중에서 얼굴에 칼을 맞아가면서까지 정권 창출에 공들인 사람이 있냐"며 "총리의 세종시 수정 발언은 결국 정적 죽이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정 총리는 "의원이 국민의 대표라면 총리는 국민의 심부름꾼인 국무위원의 대표"라며 "의원께서 너무 심한 발언은 삼가해 주길 바란다"고 맞받아쳤다.

또 한 의원이 "민족문제연구소가 뭔지 아냐"고 묻자 정 총리는 "무슨 장학퀴즈하는 것 같다"며 그런 식으로 질문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

이에 한 의원은 "총리가 그런 식으로 질문하지 말라고 하면 나는 봉숭아학당 학생이 되는거냐"면서 이윤성 국회부의장에게 경고를 요청했다.

이 부의장은 "총리가 교수, 총장 생활을 해 본회의장을 학생들과 대화의 장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며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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