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없는 ELD "안 팔 수도 없고…"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 2009.11.09 17:14

시중은행 판매 기대 못미쳐도 '고 고'

시중은행들이 지수연동정기예금(ELD)을 쏟아내고 있지만 판매량은 기대치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ELD 판매 확대를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미지근한 증시, 미지근한 실적= 지난 3월 이후 주가 상승세가 계속되자 은행들은 ELD를 속속 출시했다. 지난 9월 들어 증시가 조정 국면을 맞았지만 은행들의 ELD 출시는 계속됐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이후 6개 ELD를 내놓기도 했다.

정작 고객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4개 은행이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판매한 ELD는 모두 2조 1101억원이다. 이 기간 출시된 상품 수는 68개로, 상품별 판매액은 평균 310억원 정도다. 은행들이 대개 ELD 모집한도를 1000억~1500억원으로 잡은 것을 감안하면 예상을 밑도는 규모다.

ELD 판매 실적은 지난 9월말 이후 부진해 졌다. 신한은행이 올해 내놓은 ELD의 평균 판매액은 384억원이었지만 지난달 출시된 '세이프 지수연동예금 9-14호'는 250억원에 그쳤다.

올해 ELD 상품당 평균 95억원을 판매한 우리은행의 경우 9월 출시한 '하이믹스(Hi-Mix) 복합예금 28호'는 36억원 판매됐다. 하나은행 역시 올해 상품별 평균 판매액이 311억원이었지만 지난달 내 놓은 '하나 지수플러스 정기예금' 89차는 155억원이었다.

은행 관계자는 "최근 1조원이 몰린 정기예금이 계속 나오는 것에 비해 ELD 판매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친다"며 "주가가 크게 오르면 금리가 고정되는 '녹아웃' 규정 등이 고객을 주저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ELD 어떻게 늘릴까= 우리은행은 '하이믹스 복합예금 27호'부터 국제유가(WTI·서부텍사스산중질유)에 수익률이 연동되는 상품을 선보였다. 경기회복이 본격화되면 국제유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신한은행은 '세이프 지수연동예금 9-14호'부터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오르면 추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ELD를 내놓고 있다. 국제 금 가격과 연동하는 상품도 출시했다.

하나은행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입장이다. 1000억원 가까이 판매되는 '대박 상품'이 나오는 등 ELD 판매가 활발한 덕분이다. 지난달 판매한 '하나 지수플러스 정기예금' 90차에는 모두 911억원이 몰렸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당분간 ELD 판매 실적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올해 다른 은행의 2배 수준인 29개의 ELD를 내놓았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등은 ELD를 계속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선 인기 없는 상품도 내놓아야 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ELD는 대체상품이 없어 수요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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