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삼진아웃' 직전의 야구게임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 2009.11.10 08:40
"뒤통수를 맞았다" "그런 말 할 자격이 있느냐"

온라인 야구게임을 놓고 CJ인터넷과 네오위즈게임즈가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단초는 CJ인터넷이 제공했다. CJ인터넷은 지난 5월 한국야구위원회와 '마구마구'의 선수 초상권 사용 독점계약을 체결했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이야기가 지난 4일에야 밝혀진 것이다.

이 때문에 당장 내년부터 자사의 야구게임 '슬러거'에서 야구선수들의 실명을 사용할 수 없게 된 네오위즈게임즈는 발끈하고 있다. 야구게임에서 선수의 실명사용은 게임의 극적요소를 고조시키는 매우 중요한 장치인데, 그것을 사용하지 못하게 됐으니 네오위즈게임즈 입장에선 속이 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네오위즈게임즈는 그동안 '슬러거'로 짭잘한 소득을 올렸는데, 그 길이 막혀버린 셈이 됐다. 네오위즈게임즈측에서 "사업을 접으라는 얘기냐"고 목청을 돋우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네 탓' 공방을 벌이던 두 회사의 갈등은 급기야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두 회사는 날마다 자신들의 입장을 언론에 알리고 있다.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상황을 몰아가기 위해서다. 상대방에 대한 예의 따위를 잊은 지 오래다. 기자들을 앞에서 서로 헐뜯는 것은 예사고, 이제 '막말'까지 오가고 있다. 그런 상황을 지켜보자니, 딱하기 짝이 없다.


오죽하면 프로야구 선수들이 이에 제동을 걸고 나섰을까 싶을 정도다. 선수들은 9일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CJ인터넷이 체결한 독점계약을 파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들이 배제된 상황에서 이뤄진 계약은 무효라는 것이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초상권 자체를 아예 제공하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자칫 야구게임 전체에서 선수들의 실명이 사라질 운명에 놓였다.

상황이 이처럼 악화되자 게임업계에서는 자성의 목소리륻 돋우고 있다. 진작 대화로 풀었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화보다는 '막말'만 해대더니 "보기 좋게 당했다"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 등이 대화를 통해 독점계약 문제를 슬기롭게 헤쳐나간 것과 대조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CJ인터넷의 독점계약으로 불거진 논란은 이제 2라운드로 돌입할 태세다.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대화로 풀어야 한다. CJ인터넷과 네오위즈게임즈는 각자 조금씩 양보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멱살'을 놓고 상생의 길을 모색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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