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신화' 대우건설 중동에 팔리나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김태은 기자 | 2009.11.08 18:08

숏리스트 4곳 중 2곳 포기… 입찰 연기요청은 미국계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숏 리스트(우선협상후보군)에 오른 4개 투자자군 중 2곳이 입찰 참여를 포기해 인수자가 중동국부펀드 컨소시엄으로 기울었다.

8일 금융계와 산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매각 숏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중동 국부펀드컨소시엄, 미국계 컨소시엄, 사우디 S&C인터내셔널, 국내 건설사 컨소시엄 4곳 중 사우디 S&C인터내셔널과 국내 건설사 컨소시엄 등 2곳이 입찰을 포기했다.

우선협상자 선정을 위한 대우건설 본 입찰마감은 이달 11일까지였으나 미국계 컨소시엄의 요청에 의해 18일로 연기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숏 리스트에 포함된 사우디 S&C인터내셔널과 국내 건설사 컨소시엄이 입찰을 사실상 포기한 데 이어 미국계 컨소시엄이 실사기간 연장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중 미국계 컨소시엄은 전략적 투자자(SI)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인수능력이 충분치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사기간 연장을 요청한 것도 SI 유지 혹은 다른 인수후보 컨소시엄에 대한 투자 참여를 위해서 시간을 벌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부다비투자공사(ADIC)가 참여 중인 중동 국부펀드 컨소시엄은 인수 의지가 여전히 강하고 국내 그룹과 외국계 건설사 등 3~4군데의 SI와 함께 자금조달을 마무리 지은 상태다.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중동 국부펀드 컨소시엄이 거론되는 이유다.

금호그룹이나 산은 측으로선 중동 국부펀드 컨소시엄이 유력한 인수후보가 되면 대우건설 매각을 조기에 확정지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본 입찰 진행 시 가격이나 인수 조건 협상에서는 유리한 고지를 뺏길 수 있다. 실사기간 연장 요청을 받아들인 것도 본 입찰 시 경쟁구도를 유지, 매각 가격을 최대한 높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우건설 매각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계 컨소시엄이 실사기간 연장을 요청한 것은 시간을 벌어서 어떤 방식으로든 대우건설 입찰에 참여하려는 의중으로 보이지만 산은이나 금호 입장에서는 단독 입찰이라는 모양새가 좋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요청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은측은 일단 이 같은 분위기를 경계했다. 산은 고위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시간을 더 달라고 한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진정성을 가진 투자자 입장에선 가격문제 등으로 더욱 고려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우건설 매각이 좋은 조건에서 이뤄진다면 시간은 좀 더 걸려도 상관없다"고 덧붙였다.

산은은 또 최근 대우건설 노조에서 발표한 숏 리스트 후보 명단이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지난 3일 인수 후보로 미국계 펀드인 AC디벨로프먼트, 사우디아라비아 투자회사인 S&C인터내셔널, 아랍에미리트 국부펀드인 아부다비 투자공사(ADIA), 국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자료를 배포했다.

산은은 일부 언론에서 노조의 자료를 그대로 보도해 결과적으로 오보가 났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산은 관계자는 "노조에서 발표한 자료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많다"며 "비밀유지를 전제로 진행하는 매각 작업이라 정확히 밝히진 못하지만 틀린 내용이 많은 게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달 말쯤 매각과 관련해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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