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다 지쳐…" 증시·부동산→정기예금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 2009.11.04 17:40

시중은행 정기예금 큰 폭 증가, 시장성 예금은 줄어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크게 늘고 있는 반면 시장성예금과 단기자금 잔액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개 은행의 영업실적을 집계한 결과 지난달말 정기예금 잔액은 276조2453억원이었다. 한달새 6조9030억원이 4개 은행 정기예금에 유입됐다.

정기예금은 지난 4월 이후 증가했지만 8월 0.19% 줄고 9월에는 0.85%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지난달 증가율은 2.56%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전체 수신잔액이 569조2233억원에서 574조8841억원으로 0.99%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정기예금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여기에는 시중은행들이 고금리예금과 아이디어예금 출시 등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는 해석이다. 또 지난해말 판매한 특판예금이 만기도래함에 따라 자금이탈 우려도 비켜가게 됐다는 것이 은행권의 분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정기예금에 5%(1년제 기준)에 가까운 금리를 제시했는데 지금 상황에선 이만한 투자수단이 없다"며 "지난해 특판예금 만기분이 대부분 정기예금으로 되돌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국내증시나 부동산도 예전보다 수익률이 높지 않은 상황"이라며 "투자처를 기다려 단기상품에 머물던 자금도 일단 정기예금으로 들어오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 시장성예금과 단기자금의 잔액은 계속 줄고 있다. 양도성예금증서(CD)와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시장성예금의 잔액은 10월말 63조1654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1조9428억원(2.98%) 줄었다. 이는 3개월째 감소세다.

대표적 단기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 잔액도 축소되고 있다. 4개 은행의 MMF에선 10월 한달간 1조1734억원이 빠져나갔다.

주식형펀드 잔액도 크게 줄었다. 10월말 주식형펀드 잔액은 43조4715억원으로 9월말보다 1조5886억원(3.53%) 줄었다. 4개 은행의 주식형펀드 잔액이 감소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코스피지수가 지난달 83.48포인트 떨어지는 등 증시 조정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은행권의 대출은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달말 원화대출금은 모두 527조4805억원에 달해 9월보다 0.29% 증가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이 210조7415억원으로 9월보다 7728억원(0.37%) 늘었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45조6811억원으로 같은 기간 0.53%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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