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레버리지'로 내집 장만하기

머니위크 유은정 기자 | 2009.11.07 10:03

전세↑ 매매↓… 전세 끼고 내집 마련해 볼만

3억원짜리 집을 사면서 1억5000만원을 대출받고 전세 1억원의 세입자를 구하면 내 돈은 5000만원만 있으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을 구입하면서 이런 '전세 레버리지'를 이용하곤 한다.

최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크게 확대되고 은행 대출한도가 줄어드는 상황이어서 전세 임대차를 통한 내 집 마련 전략도 고려해볼 만하다. 또 올 들어 전셋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이런 레버리지 효과는 상승추세다.

새로 지은 집을 매입하는 경우에는 입주시기가 임대차계약기간 이후가 되므로 새집증후군을 겪지 않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청약 가점이 낮아 신규 청약이 어려운 갈아타기 수요자들도 전세 레버리지를 노려볼 만하다. 경기권에서 서울 입성을 꿈꾸는 수요자들은 주택 매입 시 자금비중을 덜면서 전세 계약이 만기된 후에는 직접 거주할 수 있어 주택 교체 시에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은평·서대문이 레버리지 효과 가장 커

전세를 끼고 집을 구한다고 하더라도 서울지역 어디서나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강남지역 재건축의 경우 최근 정부의 규제완화 움직임에 집값이 꽤 올랐다. 전셋값은 상승폭이 그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런 경우 은행 대출까지 받더라도 집값의 절반에 육박하는 자기 자금이 있어야 한다.

서울에서 전세 레버리지가 가장 큰 지역은 은평구와 서대문구가 꼽히고 있다.
전셋값이 집값의 절반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은행 대출까지 받으면 집값의 10~20% 정도로도 집을 구입할 수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 조사에 따르면 매매가 대비 전세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은평구로 46.2%를 기록했다. 서대문구가 46.1%로 뒤를 이었고, 중구(45.0%), 중랑구(44.7%), 동대문구(44.5%)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집값에 비해 전셋값이 가장 낮은 곳은 강동구로 집값에 대한 전셋값 비중이 29.1%에 불과했다.

강남지역의 강남, 송파, 서초구는 각각 29.5, 31.8%, 32.0%였다. 상대적으로 고가의 매매가격과 재건축 단지 비중이 높은 강남권이 여전히 매매가와 전세가 사이의 격차를 크게 벌린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전체의 매매가 대비 전세비율은 평균 35.7%로 지난해의 34.7%보다 1%포인트 상승한 상황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전세가격이 크게 급등한 반면 매매가격은 일부 재건축을 제외하고는 약보합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전세를 끼고 집을 사기가 지난해보다 유리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전세가격이 당분간 강세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임대 수요가 풍부한 곳을 중심으로 집을 고른다면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은행대출 vs 전세

자기자금이 집값의 50~60% 정도 마련돼 있다면 나머지 자금은 보통 은행대출로 조달한다. 대부분 만기일시상환방식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받는다.

집을 되파는 시점까지는 이자를 꼬박꼬박 내야 하는 부담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앞으로 금리가 더 상승하면 이자부담은 점점 더 커지게 된다.

2억원짜리 집을 사면서 연 5% 금리의 은행대출로 1억원을 빌렸다면 매년 500만원씩을 은행에 꼬박꼬박 내야 한다. 원금은 전혀 줄지 않으므로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상승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집주인의 몫이 된다.

같은 집을 구입하면서 전세를 끼게 되면 계산법은 달라진다. 우선 1억원까지 전셋값을 올릴 수는 없다. 집값의 40%인 8000만원 정도까지는 전세를 놓을 수 있다.

이 경우 은행대출이 아니므로 이자에 대한 부담은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만약 자기자금이 1억2000만원까지 준비돼 있다면 이자에 대한 부담을 완전히 없앨 수 있다.

자기자금이 5000만원에 불과하더라도 은행 대출은 7000만원까지만 받으면 된다. 이자 역시 1억원을 대출받을 때보다 줄어든다.

단점도 있다. 전세보증금은 다시 돌려줘야 할 돈이다. 2년의 임대차계약기간이 지나고 계약이 연장되지 않는 경우 세입자에게 반드시 반환해야 한다. 또 다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다면 입장이 곤란해질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따라서 집을 구할 때부터 세입자를 구하기 쉬운 곳을 선택해야 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하철 개통 예정지나 뚜렷한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 직장이 가까운 곳 등 세입자들이 많이 있는 곳을 우선적으로 고르는 것이 좋다"며 "살기도 편하면서 투자가치가 높아 앞으로 시세차익까지도 기대해 볼 수 있는 곳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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