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LH 재무개선 의지 믿지만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 2009.11.05 08:08
"정부의 주택정책이 보금자리주택 공급으로 전환되면서 분양사업이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의 70%까지 상승합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업지구가 선정되는데다 사업기간 단축, 용적률 상승 등까지 감안하면 수익구조가 현저히 높아져 2014년부터 재무구조 개선이 눈에 띌 겁니다."

지난 3일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63빌딩 코스모스홀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제1 경영목표인 재무구조개선 방안에 대해 몇 번이고 강조했다.

LH는 부채가 102조원이지만 실제 이자를 제공하지 않는 국민주택기금, 분양선수금, 임대보증금 등을 제외한 순수 금융부채는 45조원에 불과해 부채비율은 467%가 아니라 225%에 그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현재 팔수 있는 자산이 70조원에 달해 순수 금융부채 45조원을 제외해도 25조원의 자산이 남고, 공사가 보유하고 있은 주택·토지 실질가치도 장부가액보다 높아 순자산가치가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종전까지 택지개발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국민임대주택과 지방 공공분양아파트 공급으로 까먹었지만 보금자리주택은 분양성이 좋아 영업이익률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미매각자산 판촉 강화, 사업비 및 경상경비 절감, 강력한 사업·인력 구조조정 등의 경영체제 개편을 통해서도 재무구조 개선을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22조원에 달하는 국민주택기금을 출자금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업계도 만약 국민주택기금이 LH의 출자금으로 전환된다면 곧장 재무구조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국민주택기금의 출자금 전환이 정부의 반대로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정부 재정상 쉽지 않은 국민주택기금의 출자금 전환을 주공 때부터 단골메뉴처럼 건의해왔고 이번에도 또 꺼내든 것이다.

LH 관계자는 "높은 부채비율이 방만경영이 아닌 정부 국책사업을 전담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것이기 때문에 정부도 받아줄 걸로 믿는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당장은 어렵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상환액이 늘어나 기금이 줄어들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한발 물러섰다.

LH는 연말까지 재무구조개선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 대책에는 실현 가능성이 낮은 국민주택기금의 출자금 전환을 주물럭거리기 보다는 70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효과적으로 파는 방안을 담는 것이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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