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카드사 독자행보, 비씨카드 "고민되네"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09.11.04 09:28
은행계 카드사들의 공격적인 움직임에 비씨카드가 긴장한 모습이다. 최근 은행계 카드사들의 분사와 자체 브랜드 출시 등 독자행보가 비씨카드의 수익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비씨카드는 광범위한 가맹점망과 저렴한 결제프로세스 이용 수수료를 내세워 카드업계 내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론 회원사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농협은 최근 자체카드 브랜드인 'NH농협카드' 출시하고 이에 맞춰 소비자 혜택을 크게 늘린 '채움(Chёum)카드'를 선보였다. 농협은 최근까지 비씨카드를 통해 카드서비스를 제공해왔으나 앞으로는 카드발급, 거래승인, 대금청구 등의 카드업무를 자체 처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전산시스템을 전면 개편했고 자체 전략 가맹점 모집도 진행하고 있다.

NH채움카드가 KB카드망을 카드결제망으로 이용하기로 결정한 점도 주목된다. 농협은 이제까지 비씨카드의 결제망과 가맹점망을 이용해 왔으나 최근 NH농협카드 출시를 앞두고 비씨카드에 가맹점망은 자체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씨카드가 결제망과 가맹점망을 분리해서 제공하는데 난색을 보이자 농협은 결국 KB카드망 이용을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농협은 비씨카드의 결제 및 관리시스템에 의존했지만 앞으론 독자브랜드를 시장에 선보여 카드사업부문을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보인다"며 "농협의 비씨카드와 거리두기는 궁극적으로 비씨카드의 수익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비씨카드의 고심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 비씨카드의 카드이용액(58조6223억원)에서 농협이 차지하는 비중은 26%(15조3619억원)로 회원사 중 가장 높다.

비씨카드가 회원사의 카드업무를 대행하고 받은 수수료 수입을 포함한 카드수익은 △2006년 4334억원 △2007년 5320억원 △2008년 6596억원 △2009년 상반기 3518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으나 정황상 이같은 흐름을 이어가긴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농협의 독자행보와 더불어 지난 2일 출범한 하나카드도 빠른 시일 내 자체 가맹점망과 결제프로세스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어서 비씨카드의 수수료 수입은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비씨카드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추진 중인 글로벌 네트워크 사업으로 세계 수준의 결제서비스를 회원사들에 제공하면 결속력은 더 단단해질 것"이라며 "아울러 비씨카드 주주로서 회원사들이 받는 이익을 늘리고 이들의 수익창출과 서비스 개선을 돕는다면 회원사들이 이탈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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