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니, 달러 캐리트레이드가 최악의 버블 키운다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09.11.02 10:22

달러가 강세로 전환될 때 전세계 버블 동시에 터질 컷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전 세계 자산버블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버블의 책임자로 약달러를 방조하는 미국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루비니 교수는 2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칼럼에서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정책 입안가들이 자신들이 만들고 있는 괴물 같은 버블을 모르고 있다"며 약달러로 인한 달러캐리트레이드가 지속되며 심각해지고 있는 자산버블을 경고했다.

루비니는 위험자산의 가격이 거시 경제적 펀더멘털에 비해서 '너무 많이, 너무 일찍, 너무 빠르게' 올랐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세계 경제가 점진적인 회복을 시작해오며 지난해 급격이 하락했던 자산 가격은 3월 이후 엄청나게 치솟았다. 주식, 원유, 에너지, 원자재 등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위험자산이 랠리를 이어 왔다.

그렇다면 이러한 거대한 랠리 이면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는 자산버블을 발생시킨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약 달러로 인한 달러 캐리트레이드를 지목했다.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가 실시한 저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해 유입된 막대한 유동성 또한 버블의 원인이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약달러로 인한 캐리 트래이드라는 것.

FRB가 제로 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하면서, 또 한동안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되며 달러는 캐리트레이드의 주요 통화가 됐다.

투자자들은 심지어 연률 -10%~-20%에 달하는 마이너스 금리로 달러를 빌렸다. 이렇게 저렴한 비용으로 달러를 빌린 투자자들이 고위험고수익 자산에 투자해 낸 총 수익률은 지난 3월 이후 50%~70%에 달한다.

동시에 개별 자산에 대해 투자자들이 느끼는 위험도는 줄어들고 있다. 1조8000억달러에 달하는 국채와 MBS를 매입한 FRB의 정책으로 인해 미 국채 시장과 MBS 시장의 변동성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인위적인 변동성 감소는 전체 자산시장의 변동성과는 무관하고 단지 투자자들의 위험성에 대한 지각에 영향을 줄일 뿐이다.

루비니는 미국의 제로 금리, 양적 완화가 유동성을 키웠고, 여기에 장기 국채매입 프로그램이 시장의 변동성을 줄이며 미국이 "전세계 캐리트레이드와 자산버블의 '어머니'"노릇을 하게 됐다고 표현했다.

게다가 이 정책들은 전 세계 자산버블 뿐 아니라 새로운 미국 자산 버블까지 심화시키고 있다.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쌓아 둔 각국 정부들이 미국 내 자산을 매입하며 미 국채, 주식, 채권 버블도 증가하고 있다는 것.

또 약달러가 지속되며 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의 중앙은행은 수출경쟁력 하락을 우려해 자국의 통화 절상을 막는데 주력하고 있다.


통화절상을 우려하는 국가들은 단기 금리를 실제 요구되는 수준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브라질은 핫머니 유입을 막기 위해 2%의 거래세를 부과하기도 했다.

각국 정부가 시장개입을 통해 통화절상을 통제할 경우 국내의 양적 완화 정책은 자국의 자산 버블을 일으킬 것이다.

결국 전 세계에 동시다발적인, 완벽하게 같은 방향의 버블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동시다발적인 자산버블은 만약 약달러가 갑자기 강달러로 전환될 때 전 세계 동시다발적으로 모든 부문에서 터질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고 루비니 교수는 지적한다.

루비니는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해결돼야 하는 이유로 다음과 같은 점을 꼽았다.

우선 달러 차입 비용이 현재와 같은 마이너스에서 제로로 상승할 경우 달러 캐리트레이드를 해왔던 투자자들의 달러매입 중단 조처가 취해질 수 있다.

둘째로 FRB는 시장은 변동성을 영원히 억제할 수 없다. FRB의 국채, 기관 MBS 매입 프로그램은 다음해 3월 종료된다.

셋째로 미국 GDP성장률이 3,4분기 연속해 예상외의 깜짝 실적을 보인다면 시장은 FRB가 현재의 완화 정책을 긴축으로 선회하리라 기대할 것이다.

넷째로 더블딥 침체 우려와 지정학적 위험, 예를 들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대치 상태 등의 위험요소가 다시금 달러 랠리를 촉발할 수 있다.

루비니는 이러한 '달러랠리로 인한 버블붕괴' 시나리오가 단기간에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이 자산을 높은 가격으로 한동안 유지시켜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더 길어지고 규모가 커질 수록 자산 버블역시 더 심각해지고, 이후 자산버블로 인한 충격 또한 더욱 막대하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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