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아직 위기 터널 빠져나오지 못해"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 2009.11.02 10:00

鄭총리 대독한 2010년 국회 시정연설서 밝혀

- "경제위기 아직 끝났다고 말할 수 없어"
- "내년에도 재정조기 집행, 공기업 투자 확대 지속"
- "4대강 단순 토목사업 아닌 다목적 복합프로젝트"
- 세종시 언급 없이 "진솔한 대화로 해결" 밝혀



이명박 대통령은 2일 경제위기 극복과 관련, "1년 전 우리가 길고 긴 터널의 입구에 서있었다면 지금은 멀리 밝은 출구가 보이기는 하지만 아직 터널을 빠져나오지는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재정 조기집행과 공기업 투자 확대 등을 통해 공공부문이 경기 보완적 역할을 계속할 계획"이라며 정치권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운찬 국무총리가 대독한 '2010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제출에 즈음한 시정연설'에서 "한국의 위기대응 능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찬사와 차츰 나아지고 있는 몇몇 경기지표에도 불구하고, 오늘 이 자리에서 위기가 끝났다고 말씀드릴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세계 경제의 회복 없이 독자적으로 위기를 완전히 극복하기는 어렵다"며 "세계 경제가 여전히 위기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우리 경제 역시 내수, 투자, 고용의 선순환을 회복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3/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2.9% 성장하는 등 경기회복 조짐이 뚜렷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며, 재정집행 축소 등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출구전략'(Exit Strategy)에 대한 신중한 자세를 강조한 것이다.

실제로 전날 총자산 규모 710억 달러의 중소기업 전문 대출 금융회사 CIT가 뉴욕 연방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등 미국 금융시장이 재차 흔들리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중환자에게는 회복기가 정말 중요하다"며 "경제 위기를 제대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지금 잘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올해도 12월 10일부터 시작해 연말까지 2010년도 업무보고를 앞당겨 끝내고, 재정 조기집행과 공기업 투자 확대 등을 통해 공공부문이 경기 보완적 역할을 계속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출구전략은 지난 9월 피츠버그 G20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대로 '준비는 철저히 하되, 경제회복 기조가 확실시되는 시점에 국제공조를 바탕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서민생활 안정과 경제 살리기를 위해 내년 예산 총지출을 올해보다 2.5% 증가한 291조 8000억 원으로 불가피하게 적자예산을 편성했다"면서 "우리 경제의 회복세와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약화된 재정건전성을 감안해 적극적인 재정역할의 폭을 올해보다 축소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4대강 사업 등 내년 예산 편성에서 쟁점으로 부각될 사안을 직접 거론하며 정파를 떠난 협조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단순히 강을 정비하는 토목사업이 아니라 수자원 확보와 기후변화 대비, 그리고 문화, 관광, 에너지, 산업 인프라 구축과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다목적 복합프로젝트"라며 "2012년까지 차질 없이 추진한다면 새로운 국부를 창출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나 야당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갈등을 빚고 있는 세종시 문제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다만 "정책 추진과정에서 나타나는 오해와 갈등은 진솔한 대화를 통해 하나하나 풀어가겠다"고 대화의지를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손흥민 돈 170억 날리나…'체벌 논란' 손웅정 아카데미, 문 닫을 판
  2. 2 "시청역 사고 운전자 아내, 지혈하라며 '걸레' 줘"…목격담 논란
  3. 3 "네가 낙태시켰잖아" 전 여친에 허웅 "무슨 소리야"…녹취록 논란
  4. 4 G마켓, 소규모 셀러 '안전보건 무료 컨설팅' 지원
  5. 5 "손흥민 신화에 가려진 폭력"…시민단체, 손웅정 감독 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