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엔진 실권주, 일반공모 할듯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9.11.02 07:51
- 자본잠식 해소위해 증자, 납입일 12월18일로 연기
- 2·3대주주 삼성重,대우조선해양 70억만 청약
- "재무적 투자자 유치보다 일반공모 가능성 높아"

자본잠식에 빠진 두산엔진에 대한 유상증자가 추진 중인 가운데 2∼3대 주주인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포기한 실권주의 처리 방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두산그룹은 우선 국내외에서 재무적 투자자(FI)를 물색하되 이마저 어려울 경우 일반공모를 통해 두산엔진 실권주를 매각할 방침이다. 현재로서는 일반공모가 추진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두산엔진 실권주에 대해 일반공모 절차를 밟을 가능성에 대비해 최근 주간사 선정 등 사전작업에 착수했다.

두산엔진의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지분율 51%)은 지난 9월29일 두산엔진의 297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지분율대로 1517억원 어치의 신주를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신주 발행가액은 4만2500원. 자회사인 두산엔진의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두산엔진의 2대주주인 삼성중공업(32%)과 3대주주인 대우조선해양(17%)은 두산엔진 증자에 모두 합쳐 70억원 어치만 참여키로 했다. 두산중공업을 비롯해 이들 3개사는 현재 두산엔진의 유일한 주주다.


그럼에도 두산중공업은 현재 지분율 51%를 유지하기 위해 추가 실권주 인수는 최대한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두산엔진 증자에서 1388억원 어치의 실권주 발생이 불가피해졌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엔진의 실권주 발생분의 처리를 위해 재무적 투자자 유치, 일반공모 등 다양한 방안들을 놓고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두산엔진은 유상증자 납입일을 기존 10월29일에서 12월18일로 연기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재무적 투자자 유치를 통한 실권주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 일반공모 방식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성기종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외 사모투자펀드(PEF)와 같은 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하려면 향후 주가가 떨어질 경우 정해진 가격에 되팔 수 있게 하는 등의 풋백옵션이 붙어야 하는데, 그 위험을 고려할 때 두산그룹이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일반공모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두산엔진이 비상장사라는 점이 일반공모에 변수가 될 수 있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IB) 담당 임원은 "과거에도 비상장주식 일반공모에 성공한 사례들은 있다"며 "두산엔진을 최대한 빠른 시일내 상장시킨다는 조건이라면 일반공모라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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