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기잡은 삼성-하이닉스 내년 전략은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 2009.11.02 07:39

투자 규모는 늘리되 공정 업그레이드 중심 투자 기조는 유지

수익성이 본궤도에 올라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등 한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내년 사업 전략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투자 규모는 올해 보다 늘리되 신규라인 투자 보다는 공정 업그레이드에 집중하는 최근의 투자 기조는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치킨게임 승리 확인..수익성 본궤도=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3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7조4600억 원에 영업이익 1억1500억 원을 달성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6년 4분기(당시는 본사기준) 이후 11분기 만이다. 영업이익률도 전분기 3%에서 15.4%로 껑충 뛰었다. 8분기만의 흑자를 기록한 하이닉스도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했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은 4분기에 더욱 늘어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해외 경쟁사들은 아직 적자에 있거나 소폭의 흑자에 머물고 있다.

점유율도 크게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D램 점유율(확정치 기준)이 34.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이닉스도 지난해 19.4%였던 D램 점유율을 2분기 현재 21.7%까지 늘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07년 이후 불황기를 거치며 삼성전자의 경쟁력은 더욱 강해졌다"며 "기술과 제품력 차이가 경쟁사와의 격차를 확대시켰고, 이번 분기 실적 차이로 그 사실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투자 확대..신증설 보다는 공정 업그레이드=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투자를 4조 원 정도 추정하고, 내년에는 메모리 부문에만 5조5000억 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내년에 약간의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만큼 투자 규모도 올해보다 늘린다는 복안이다.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도 지난 23일 가진 실적설명회에서 "최종 결정되진 않았지만 내년 설비투자에는 최소 1조5000억 원이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의 올해 설비 투자 규모는 1조원 선으로 최소 50% 이상 늘어난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모두 새로운 라인 건설보다는 공정 업그레이드 속도를 높이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미세공정을 도입하면 동일 웨이퍼로부터 얻는 칩수가 늘어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생산 물량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삼성전자는 D램은 40나노급, 낸드플래시는 30나노급 공정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D램의 경우 내년 말까지 40나노급 생산 비중을 50%까지 높이고, 30나노급 제품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공장의 200㎜(8인치) D램 생산 라인의 낸드플래시 엔드팹(웨이퍼 메탈 및 마무리 공정을 전담하는 팹) 전환, 200㎜(8인치) 원판을 쓰는 화성 10라인의 300㎜(12인치)라인 전환 투자도 진행된다.

하이닉스도 D램 공정 전환에 많은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하이닉스는 주력 상품인 54나노 D램 비중을 연말까지 60%로 올리고 그 다음 단계인 44나노 공정도 적극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새 라인 증설은 '신중히'= 하이닉스는 낸드 플래시 투자의 경우 D램과 달리 증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내 개발 완료를 목표하고 있는 32나노 제품 개발 결과와 시장 상황, 자금 사정 등을 감안해 투자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낸드플래시 증설 속도가 빨라질 경우 하이닉스의 내년 설비투자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도 16라인 신설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아직은 신중론이 우세하다.

업계 고위관계자는 "각 업체들의 수익성이 어느정도 회복된 내년과 같은 상황에서는 점유율을 과도하게 늘리다간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며 "당분간 공정 업그레이드를 신속하게 진행하면서 수익성과 기술 격차를 벌리고 시장의 수급 상황을 봐가며 추가 투자 등을 결정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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