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되는 신종플루, 경제타격 '얼마나?'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 2009.11.01 13:45
불과 2개월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신종플루의 위험성은 '경고' 수준에 불과했다. 신종플루가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았다. 경제적 파급력이 약할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정부의 시각도 비슷했다. 지난 9월17일 외신기자간담회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신종플루가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외신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이에 윤 장관은 "대단히 낙관적으로 (상황을)보고 있다"며 "대응을 위한 치료백신이 많이 보급되고 있고 정부가 충분한 예산을 투입해 대응하고 있어 한 고비를 넘어가고 있다"고 답했다. 윤 장관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신종플루의 확산 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지면서 그동안 느긋한 모습을 보였던 경제당국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신종플루가 국내 경기회복의 복병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교육, 서비스 등 일부 부문에는 신종플루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교육서비스업의 국내총생산(GDP)는 전년 동기대비 0.1% 감소했다. 외환위기 이후 10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신종플루가 확산되면서 사설학원 등 교육서비스업이 위축된데다 호텔, 콘도 등 일부 서비스업이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신종플루가 경제에 미치는 가장 큰 악영향은 '불안감'이다. 혹시라도 대인접촉으로 인해 감염될 것을 우려, 외출을 삼가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지고, 고용위축 및 투자연기 등 악순환의 고리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지난달 25일 막을 내린 인천세계도시축전도 신종플루의 직격탄을 맞았다. 당초 관람객 유치 목표는 주행사장만 500만명이었지만, 실제 주행사장을 찾은 방문객 수는 391만1893명에 그쳤다.


아예 행사가 취소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동창회 체육행사 등을 비롯해 각종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해 왔던 행사들도 취소되거나 대폭 축소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 큰 문제는 누구도 신종플루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가경제를 총괄하는 '브레인'인 재정부도 신종플루 문제에 대해서는 섣불리 입을 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재정부는 신종플루 확산 단계별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등 내부적으로 모니터링을 계속 하고 있다. 예측하기 힘든 대외변수로 우리나라 올해 GDP성장률에 일정부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정부도 부인하지 않는다.

재정부 관계자는 "정부도 경제파급 효과 등을 감안해 모니터링을 계속 하고 있다"며 "이번 문제는 가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크게 달라지므로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치사율이 가장 중요하다"며 "치사율에 따라 소비활동이 얼마나 위축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민간연구소에서 신종플루가 대유행하면 한국의 GDP가 7.8%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는데, 전제가 된 가정은 전 세계에서 7110만명이 신종플루로 사망할 경우"라며 "비록 가정이긴 하지만 너무 심한 가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는 신종플루 치사율에 우리경제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과연 앞으로 치사율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점치기 어렵다는 점이 정부의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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