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민자사업공과 냉정하게 평가하자

김재형 KDI 공공투자관리센터 소장 | 2009.10.30 13:51
지난 16일 총연장 21.4킬로미터(km)로 세계 5대 해상 사장교로 기록되는 인천대교 개통식이 거행됐다. 인천대교는 한국 최초로 외국기업이 주간사가 돼 시행한 민자사업이다.

각 언론은 인천대교가 서울과 경기남부에서 인천공항까지 통행시간을 크게 단축함으로써 인천경제자유구역을 포함한 수도권의 교통·물류환경을 크게 개선할 것이며, 웅장하고 수려한 외관으로 인해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를 것이라 보도했다.

지금까지 민자사업에 대한 언론 보도가 민간사업자의 수요 과다추정에 따른 정부재정부담(최소운영수입보장) 증가, 재정도로보다 높은 통행료에 따른 민원유발 등 비판 위주였기에 개통식에 대한 긍정적인 보도는 인상적이었다.

부분적으로 비판은 타당하다. 이는 민자제도 도입 초기 사업위험이 높은 상황에서 민간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가 취한 지원조치로 문제가 일부 발생한데 기인한다.

하지만, 이후 민자사업에 대한 위험이 낮아지고 사업자간 경쟁이 높아지면서 최소운영수입보장제도 등 정부지원책이 점차 축소됐으며 경제 및 시장여건에 따라 지속적인 제도개선이 이뤄졌다는 사실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고 일반에게는 더 더욱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개통식 하루 전인 15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는 기획재정부와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의 공동주최,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 주관으로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민간투자 국제회의가 개최됐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민간투자사업'을 주제로 이틀간 열린 본 회의에는 27개국 정부대표와 세계은행·아시아개발은행(ADB)·국제통화기금(IMF)·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 피치 등 글로벌기업에서 온 해외인사 70여명을 포함 국내외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해 회의 주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이번 회의의 참가자들은 민간투자를 통한 인프라 확충이 단기적 경기부양 효과 뿐 아니라 중장기적 국민경제 성장동력 확대에 기여할 것이기 때문에 민자사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데 공감했다.


특히 최근의 글로벌 금융위기 하에서 정부의 적극적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한국정부가 올해들어 발표한 금융경색 완화 및 투자환경 조성을 위한 민간투자 활성화방안에 큰 관심을 피력했다.

참가자들은 무분별한 사업추진을 경계하면서 예산지원을 수반하는 민자사업에 대해 정부 재정측면의 영향을 감안한 총량관리의 필요성 및 효율성과 투명성에 입각한 사업선정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번 회의는 한국이 글로벌한 차원에서 민간투자분야의 이슈를 선도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1994년 민간투자촉진법 제정 이래 15년 동안 꾸준히 발전해 온 한국의 민자제도가 많은 나라의 관심을 받으며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비판의 대상이 되는 사례도 있지만 정부는 꾸준한 제도개선과 더불어 선진국 및 국제기구와의 지식공유 등을 통해 선진화된 민자 시스템을 구축했고 한국 사례는 개발도상국과 몇몇 선진국까지 민자제도의 초기 도입단계에 있는 해외국가들이 한결같이 본받고 싶어하는 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제도 및 경험전수는 해당국 경제발전에 기여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우리 업체의 개도국 인프라사업 진출을 간접지원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민자사업에 대한 민간투자는 60조원 수준을 넘어섰으며, 2008년에는 사회간접자본(SOC)부문에 대한 재정투자 대비 민간투자 비율이 20%에 육박했다. 투자분야도 도로·철도·항만 등 경제적 사회간접자본시설에서 학교·군숙소·문화복지시설 등 주민밀착형 생활기반시설로 크게 확대됐다.

민자사업은 사회기반시설의 적기확충, 민간의 창의?효율을 통한 공기단축 및 비용초과 방지 등 긍정적인 성과도 많이 시현하고 있다. 그럼에도 민자사업은 정부보조금이 지원되거나 일반시민이 통행료를 내야하는 시설인 만큼 투자효율성 원칙에 입각하여 납세자의 세금가치를 극대화(Value for Money)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을 떠나서 지속적인 제도 선진화를 위해서라도 민자제도에 대한 공(功)과 과(過)를 냉정하게 평가할 시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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