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국내 최초 BMW 뚫었다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09.10.28 16:03

1차 협력업체로 최초 부품공급 "'철옹성' 토요타만 남았다"

"12번이나 견적을 수정한 끝에 간신히 공급사로 선정됐습니다"

현대모비스가 1차 협력업체로는 국내 처음으로 BMW와 직접 공급 계약을 따냈다. 최근 품질경쟁력을 인정받은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이 글로벌 완성차업체 납품을 잇따라 성사시키면서 이제 남은 곳은 '철옹성' 토요타 정도다.

현대모비스는 28일 BMW의 준중형 차종에 리어램프, GM의 캐딜락 모델에 주차 브레이크를 각각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계약규모는 모두 9000만달러(약 1000억원)다.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는 BMW로의 본격 부품공급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 보쉬 등 글로벌 부품사 등을 거쳐 2, 3차 협력업체가 소규모 납품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1차 협력업체로서 직접 납품은 없었다.

BMW에 공급하는 부품은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어셈블리'로 일명 '후미등'이다. 지난 3월 BMW 본사 구매담당 최고경영자(CEO)와 품질담당 임원이 직접 방한해 연구소와 모듈공장을 둘러보고 램프를 생산할 중국 강소모비스도 점검했다.

수개월간의 검토와 조사를 거쳐 현대모비스가 BMW로부터 견적 제출 요청을 받은 건 지난 8월. 이후 무려 12번의 견적 수정 작업 끝에 램프 공급사로 선정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기존에 BMW 후미등을 공급하던 관련 분야 최고 글로벌 부품사 A사를 따돌려 더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후문이다. 현대모비스는 오는 2011년부터 3년간 독일 뮌헨, 남아공 등 BMW 글로벌 생산기지에 할로겐 및 발광다이오드(LED)를 적용한 2종류 모델을 공급한다.


국내 부품사들은 이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업체는 물론 폭스바겐, 푸조-시트로앵, 르노-닛산, 아우디, 벤츠 등 품질기준이 까다로운 유럽업체까지 거의 모든 브랜드에 직접 공급계약을 따냈다.

내달 19일부터는 BMW, 벤츠, 포드 등의 구매담당자들이 대거 방한해 부품사들을 상대로 상담회도 연다.

이제 유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단 한곳의 국내 부품사도 진출하지 못한 '철옹성' 토요타만이 남은 셈이다.

하지만 토요타 역시 최근 한국 부품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39개 국내 부품사들이 처음으로 토요타 본사를 방문해 납품 상담회를 열었고 한국타이어 등 여러 업체들이 토요타와 부품공급을 협의 중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모비스의 이번 BMW 국내 최초 공급은 우리 부품이 최고급 차량에 장착될 정도로 품질력을 인정받았다는데 의미가 크다"며 "현대차가 최근 각광을 받으면서 국내 부품사들이 함께 조명되고 있는 만큼 이후 추가 공급 전망이 밝다"고 밝혔다.

우리 부품이 품질은 물론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데다 이번 글로벌 위기로 미국 등에 부품산업이 무너져 상대적 이익도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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