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이어 국제수지도 위기탈출 '뚜렷'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이새누리 기자 | 2009.10.28 11:14

불황형 흑자 벗어나… 1998년·2009년 위기 극복과정 유사

3분기 국내총생산(GDP)에 이어 9월 경상수지에서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융 위기 탈출 징후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급격히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의 꼬리표도 서서히 떼고 있고 대(對) 중국, 동남아 수출도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할때 순증으로 돌아섰다. 또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패널 등 주력 수출품도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수출액이 늘었다.

한국은행은 올해 누적 경상흑자 규모가 400억 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불황형 흑자 벗어나..98년 위기 극복과 유사
한은은 위기 이후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98년 상황과 유사하다는 진단을 내놨다. 98년과 올해 흑자 기조의 기저에는 불황형 흑자라는 꼬리표가 붙는데 이를 극복하는 과정까지 비슷하다는 것. 실제로 98년 상반기의 경상흑자 규모는 217억 달러로 올해 상반기 217억 달러로 같았다.

한은은 6월까지를 기준으로 했을 때 98년 상반기가 올 상반기보다 흑자규모가 약간 컸지만 9월 누적 규모로는 올해가 앞서는 등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9월까지 흑자 규모는 322억 달러로 98년의 314억 달러보다 8억 달러 앞선다. 이밖에 수출과 수입의 격차가 좁혀지는 속도도 올해가 98년보다 더 빠르지만 전반적인 분위기에서 유사성이 있다는 것이다.

불황형 흑자의 탈피 징후도 뚜렷하다. 이영복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전년 동기 대비 수출수입 증가세를 볼 때 수입 감소세가 최근 둔화되고 있고 전월에 비해 수출과 수입도 다 늘어나고 있다”며 “이제는 불황형 흑자에서 거의 벗어나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전년 동월에 비해 30%대 감소를 보였던 월별 수입 감소율은 지난달 24.6%까지 줄어들었다.

◇차.반도체.대중 수출 호조세..작년보다 증가

마이너스 일색(지난해 같은 달 대비)이던 월별 통관 기준 수출에서는 9월 들어 두드러진 플러스 기호가 나타나고 있다.

수출 총액 면에서는 9월에도 전년 동월에 비해 7.8% 줄었지만 감소폭(8월 -20.9%)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이같은 분위기의 원동력은 반도체, 승용차, 디스플레이 패널이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에 36억7000만 달러로 전년에 비해 24.9% 증가했다. 승용차도 23억9000만 달러로 19% 증가했고 디스플레이패널도 22억9000만 달러 수출로 26.5% 증가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의 호조로 전기.전자제품(122억 달러 수출) 전체적으로도 전년에 비해 3.9% 늘었다.

지역별로도 중국, 중동, 동남아 수출이 전년에 비해 증가세로 반전됐다.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보다 3.5% 늘었고 동남아 수출도 2.7% 증가했다. 연간 중국과 동남아 수출 비중은 각각 23.5%와 19%에 달한다. 반면 EU(-24.3%)와 미국(-11.6%)은 9월에도 여전히 마이너스권에 머무르고 있다.

한은은 수출 호조 등 상품수지 개선의 영향으로 연간 경상흑자 규모도 늘려 잡았다. 기존의 흑자 전망치는 290억 달러 전후였다. 10월 경상수지도 최근 조업일수 감소(추석 휴무)와 수입 회복세 등을 감안하면 흑자폭이 줄 수 있겠지만 30억달러 내외 흑자는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영복 팀장은 “환율이나 유가 등을 감안하더라도 연간 300억달러대 후반의 경상흑자가 가능할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 연간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400억달러를 넘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2. 2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
  3. 3 점점 사라지는 가을?…"동남아 온 듯" 더운 9월, 내년에도 푹푹 찐다
  4. 4 "주가 미지근? 지금 사두면 올라요"…증권가 '콕' 집은 종목들
  5. 5 "여보, 이자 내느니 월세가 낫겠어" 영끌 접었나…확 달라진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