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금·유상옥회장, 아름다운 이별 그후10년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김병근 기자 | 2009.10.28 17:21

10년간 동업 후 이별… 웅진, 화장품 재진출 선언으로 다시 선의의 경쟁자로

↑윤석금 웅진회장(왼쪽), 유상옥 코리아나회장
'10년간의 아름다운 동업, 그리고 10년간의 아름다운 이별'.

최근 웅진그룹의 국내 화장품 시장 재진출 선언으로 윤석금 웅진 회장과 유상옥 코리아나 회장과의 오랜 인연이 또 다시 화장품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유상옥 회장은 사원에서 전문경영인으로, 이어 오너 경영자까지 오른 인물로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윤 회장과의 인연은 각별하다.

윤 회장은 유 회장의 창업 동지였다. 1988년 당시 탁월한 기획력과 독특한 세일즈 방식으로 국내 출판업계의 선두주자가 된 윤 회장은 한 조찬회의에서 유 회장과 처음 만났다. 유 회장은 동아제약, 라미화장품을 거쳐 화장품 회사 창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평생 월급쟁이로만 살아온 유 회장에게 사업 밑천이라고는 퇴직금 1억 원이 전부였다.

윤 회장은 자금이 부족했던 유 회장에게 동업을 제의했고 동향에다 평소 갖고 있던 경영에 대한 이상이나 마케팅 기법이 비슷했던 윤 회장과 유 회장은 쉽게 의기투합했다. 재력이 있는 윤 회장이 자금을 더 내는 식으로 공동 출자를 해 사랑스화장품(코리아나의 전신)을 창업했다.

그렇게 두 사람의 '아름다운 동업'의 막이 올랐다. 당시 윤 회장은 여러 사람의 이해가 오가면 오히려 회사 발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경영은 전적으로 유 회장에게 일임했다.


유 회장과 윤 회장의 10년간 동업은 1999년 '아름다운 이별'로 또 한 번 화제를 낳았다. 웅진은 IMF 외환위기 때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 당시 윤 회장은 자금 마련을 위해 창업 10년 만에 우량기업으로 성장한 코리아나를 '사실상' 유 회장에게 매각했다.(윤 회장이 내놓은 주식 일부를 유 회장이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윤 회장은 웅진그룹 계열사였던 코리아나의 매각으로 구조조정 자금을 마련, 전화위복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유 회장도 전문경영인에서 오너 경영자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이는 보기 드문 성공적인 동업 사례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더욱 중요한 대목은 윤 회장이 코리아나를 매각하면서 10년간은 웅진이 화장품 시장에 다시 진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것이다. 윤 회장이 동업자였던 유 회장에게 '10년이란 보너스'를 준 셈이다.

이후 10년이 지났다.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약속 시효가 끝나면서 웅진은 국내 화장품 재진출을 선언했다. 웅진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웅진코웨이 홍준기 사장은 지난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에서 화장품 사업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사장은 "내년 상반기 진출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핵심 경쟁력인 방문 판매를 토대로 한 전국적인 네트워크와 독창적인 제품이 있기 때문에 화장품은 큰 투자 없이 할 수 있는 새 사업"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국내 화장품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윤 회장과 유 회장이 10년 만에 '선의의 경쟁자'로 다시 만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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