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정몽구·정의선 부자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 2009.10.27 15:09
아버지와 아들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평생 반려자와 어머니를 여읜 지 불과 보름 만이다. 아버지는 인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아들은 본격적으로 안살림 챙기에 나섰다. 정몽구 정의선 부자 얘기다.

정몽구 현대· 기아차 회장은 27일 아침 일찍 인도로 향했다.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하는 인도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길이 잘 보이지 않을 때면 항상 현장을 찾던 그였기에 어떤 해답을 내놓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현대·기아차는 인도 공장에 생산설비를 증설할 것인지 아니면 제3공장을 지을 것인지 고민에 빠져있다. 현재 2위인 인도시장에서 선두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생산능력 확대가 필수적이다. 성장 속도를 고려하면 2∼3년 후 제때 물건을 공급하기 위해서도 생산능력 확충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출장 이후에 어떤 식으로 인도 공장의 생산능력을 높일 것인지 윤곽이 잡힐 것”이라며 “인도 공장의 가동 상황 등을 둘러보면서 결론을 내리실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2박3일간 인도에 머물며 첸나이공장과 지난 4월 완공된 현대차 인도기술연구소 등을 방문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 8월 말 현재 총 18만3300여대를 팔아 1위 마루티(스즈키, 48만여 대)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차의 인도 현지 생산능력은 연간 60만 대.


먼저 자리를 털고 일어난 것은 아들이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기아 타이거즈의 우승 축하연에 참석한 것을 비롯해 임원 회의를 주도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아버지가 새 길을 내고, 아들은 그 길을 다져가는 모양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지난 23일과 24일 전 임원진 150여 명이 참석한 '글로벌 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논의하는 자리였다. 전략 세미나를 위해 임원진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 세미나가 정 부회장의 작품이었다.

이 자리에서는 세계적인 자동차 컨설팅회사인 글로벌 인사이트의 시니어 컨설턴트가 세계 자동차시장 변화와 전망을 발표했다. 또 일본 노무라연구소 소속 연구원은 미국 '빅3 업체'의 위기 이후 토요타 등 일본 자동차 업체 전략을 소개했다. 다음날에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소속 시니어 파트너들이 현대·기아차의 대응전략을 제시했다.

한 참석자는 "우리가 항상 고민해 왔던 문제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는 자리였다"며 "격렬한 토론이 오갈 정도로 열기가 대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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