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통화스와프 1년…한국 '위기탈출'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09.10.27 14:51
-외환·주식 등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
-올해 플러스 성장도 가능
-연장 여부 아직 미정


지난해 10월30일 새벽 미 연방준비이사회(FRB)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한국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 발표로 당시 코스피지수는 968.97에서 1084.72로 12% 급등했다. 역대 사상 최대 상승폭이자 최고 상승률이다. 원/달러 환율은 177원 급락한 1250원으로 마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다음달인 1997년 12월26일 338원 떨어진 이후 11년만에 최대폭이다.

FRB가 발표한 내용은 한국과 미국의 통화스와프 체결. 한국은행이 300억달러 내에서 원화를 FRB에 주면 달러로 바꿔주는 내용이다.

한-미 통화스와프로 외환시장과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은 빠르게 안정을 찾았고 한국은 제2의 금융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당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원화와 기축통화인 달러화가 교환된다는 점에서 외환시장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강 장관은 미국을 설득했던 '리버스 스필오버'(신흥국의 금융불안이 선진국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 논리를 개발하는 등 통화스와프 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당시 거셌던 사퇴론에서 기사회생하기도 했다.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은 한국은행을 통해 시중에 공급됐다. 최대 공급된 금액은 지난해 12월2일부터 올해 1월20일까지 5차례에 걸쳐 공급된 163억5000만달러다.


이후 금융기관의 외화조달 여건이 개선되자 한국은행은 점진적으로 통화스와프 자금을 회수, 27일 현재 잔액은 30억5000만달러로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9월말부터 통화스와프자금을 활용한 외화대출 경쟁입찰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1년이 지난 27일 현재 금융시장은 1년 전과 180도 바뀌었다. 환율은 1100원대로 떨어지면서 당국은 환율 상승이 아닌 하락을 걱정하고 있다. 주식시장은 1700에 근접하면서 '자산시장 버블'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경기회복 속도도 강하다. 3분기 한국경제는 전분기대비 2.9% 성장하면서 깜짝 성장하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을 뿐만 아니라 올해 플러스(+) 성장 가능성도 높였다.

재정부 관계자는 "한-미 통화스와프로 한국은 미국이라는 든든한 달러공급자를 백업으로 두게 됐다"며 "금융위기에서 한방에 벗어날 수 있는 계기였다"고 평가했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의 주역 중 한명인 신제윤 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의 감회도 남달랐다. 신 차관보는 "최선을 다했던 일이었고 어려운 시기였지만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과정을 지켜볼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 통화스와프는 내년 2월 끝난다. 아직까지는 연장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이성태 한은 총재는 지난 23일 국정감사에서 "미국이 여러 국가와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는 만큼 연장 여부는 전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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