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조작' 황우석 집유 선고(종합)

김성현, 송충현 기자 | 2009.10.26 17:14

재판부 "지원금 받을 당시 연구성과 믿었다", 검찰 "항소 여부는 검토 후에"

'줄기세포 조작' 사건으로 기소된 황우석 박사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재판장 배기열 부장판사)는 2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업무상 횡령, 생명윤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황 박사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황 박사가 사이언스지에 게재한 줄기세포 관련 논문이 조작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SK와 농협이 연구 결과의 구체적인 실용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황 박사를 후원했다기보다는 연구결과에 감명 받아 특별한 조건 없이 먼저 지원을 약속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황 박사가 농협과 SK로부터 지원금을 받을 당시 줄기세포 연구결과를 사실로 믿고 있었다고 보고 특경가법상 사기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한 것.

그러나 재판부는 "황 박사가 민간 연구기관과 정부 등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아 차명계좌로 자금세탁을 한 뒤 증빙자료를 허위 제출했고 연구비와 무관한 용도로 사용한 점에 비춰 불법 영득의사가 있었다고 판단된다"며 민간보조금 5억9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업무상 횡령)와 정부지원금 1억9000만원과 신산업전략연구원 연구비 5000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또 "난자를 제공받는 대가로 금전을 제공한 점, 허위계산서와 차명계좌를 통해 자금세탁을 한 점, 피해액이 반환되지 않은 점을 볼 때 죄질이 나쁘다"며 난자를 불법 매매한 혐의(생명윤리법 위반)도 유죄로 판단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사기·횡령액을 연구원 복지비로 쓰거나 과학단체에 기부하는 등 자신의 사적 목적으로는 거의 쓰지 않은 점, 동물 복제실험에 공헌한 점 등을 참작한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황 박사 재판이 진행된 서울중앙지법에는 공판 시작 전부터 수백여명의 황 박사 지지자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으며 황 박사에 대해 집행유예가 선고되자 환호성을 지르는 등 한때 소란을 빚기도 했다.


황 박사는 이날 재판이 끝난 직후 소감과 향후 계획 등을 묻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수행원들과 함께 황급히 법원을 빠져나갔다.

황 박사 측 변호인인 유철민 변호사는 "항소 여부는 (황 박사와)상의해 결정을 내리겠지만 4년간 재판 때문에 연구를 하지 못하는 등 소모가 많았기 때문에 (재판 결과를)덮어두고 연구에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항소 포기 의사를 내비쳤다.

재판 결과에 대해 검찰 측은 "판결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서는 줄기세포 '섞어심기'를 통해 황 박사팀의 연구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 등) 등으로 기소된 김선종 전 미즈메디 연구원에 대해서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또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정부지원연구비 2억여원을 빼돌리고 황 박사와 함께 신산연 연구비 5000만원을 가로챈 혐의(횡령 및 사기)로 기소된 이병천 교수에게는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정부지원연구비 1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강성근 교수에게는 벌금 1000만원, 미즈메디 연구비 5800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윤현수 교수에 대해서는 벌금 700만원이 각각 선고됐다. 황 박사와 함께 생명윤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하나산부인과 원장 장모씨에 대해서는 선고유예 판결이 내려졌다.

한편 황 박사 사건은 지난 2006년 6월20일 첫 기일 이래 3년4개월 동안 결심까지 무려 43차례에 걸쳐 공판이 진행됐으며 중간에 재판부가 두 차례나 교체됐다. 이 사건은 수사기록만 2만여 쪽에 60여명에 달하는 증인 신문이 이뤄졌다.

베스트 클릭

  1. 1 "박지윤 그동안 어떻게 참았냐" "최동석 막말 심해"…누리꾼 반응 보니
  2. 2 [단독]"막걸리 청년이 죽었다"…숨진지 2주 만에 발견된 30대
  3. 3 박지윤-최동석 '부부 성폭행' 문자에 발칵…"수사해라" 누리꾼이 고발
  4. 4 "제시 일행 갱단 같다" 폭행 피해자 주장에…재조명된 박재범 발언
  5. 5 최동석 "남사친 집에서 야한 영화 봐"…박지윤 "성 정체성 다른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