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윤증현 "한은도 출구전략 시기상조 이해"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 2009.10.26 14:49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영연구원 MMP 정책포럼 강연에서 "재정조기투입으로 4분기 재정여력이 줄었지만 (재원은) 아직 많이 남아있고 미집행 부분도 있다"며 "내년에도 예산을 앞당겨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리인상에 대한 정부 입장을 묻는 질문에 윤 장관은 "정부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정부가 아직 출구전략을 단행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확실히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중앙은행도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음은 윤 장관과의 문답.

-한국경제가 세계경제의 바다를 항해하는 선박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있다. 수출주도형 경제구조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고, 일부 학자들은 미국 경제가 정상 회복되기 까지 수 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수출주도형 경제구조가 잘못된 것은 절대 아니다. 수출중심의 구조는 유지되고 지속돼야 한다. 국내 시장이 보완되지 않기 때문에 수출주도형 전략을 계속 끌고 가야 한다. 다만, 수출주도형 전략이 만사를 해결하는 전지전능한 방법은 아니기 때문에 수출주도형의 문제를 어떻게 보완할 것이냐가 관건이다.

미국 경제회복이 언제 될지는 장담하지 못하지만,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지 않는다. 미국은 세계 어느나라 보다 자원, 생산요소, 자본을 동원할 수 있는 국가다. 그동안 세계경제를 리드해 왔고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경기침체가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

-환율의 적정 수준은 어떻게 보는지.
▶공개석상에서 환율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것이 기본이다. 환율은 기본적으로 기초 펀더멘털이고 수요공급 차원에서 결정되는 시장의 가격이다. 정부는 이미 자율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투기세력, 쏠림이 나타날 가능성에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때 정부는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통해 안정조치를 하게 된다.

-출구전략과 관련해 금리인상 문제는 어떻게 보나.

▶금리는 한은 금통위에서 결정한다. 정부는 금통위 결정을 존중한다. 정부 입장은 아직 출구전략을 단행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확실히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고, 이를 중앙은행도 이해하고 있다.

-정부의 재정여력은.
▶4분기 되면서 조기집행에 따라 재정여력은 많이 소진됐다. 그러나 아직 재원이 많이 남아있고 미집행한 부분도 있다.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서 법정기일 내 통과되면 내년도 예산을 빨리 지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2, 3분기 거치면서 민간 투자소비가 상당폭 살아나고 있다. 자본시장에서 공시한 4분기 투자계획을 보면 (투자)예정금액이 13조원이 넘어간다. 믿어볼 만한 수치다. 이를 감안할 때 상당한 속도로 민간으로의 바턴 터치를 기대할 수 있다. 그 때까지 재정은 '브릿지' 역할을 할 것이다.

-서비스 산업 선진화를 추진하면서 반대가 많아 중도에 포기했다는 루머도 들린다.
▶돌파하지 못할 난관은 없다. 포기는 없다. 직진 못하면 우회할 수 있는 거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지 못한다. 더 많은 노력과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좀 늦어질 수는 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고 대처할 것이며, 이해가 부족한 쪽에 대해서는 설득을 통해 공감대를 이뤄 반드시 추진할 것이다.

-기업들에게 투자 시 혜택을 좀 주는 것이 낫지 않나.
▶임투공제를 폐지한다니까 일부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이는 20년간 해 온 것인데, 그 세월을 감안할 때 '임시'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래서 정부가 기능에 따른 세제지원으로 바꾼 것이다. 임투공제 혜택의 거의 85%를 대기업이 가져간다.

-기업 입장에서 어려울 때 해고할 수 있으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굳이 나눠서 볼 필요가 없는데.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논의할 때 해고의 자유만 찾는데 빠뜨리지 말아야 할 것이 고용의 안정이다. 이것이 우선되야 한다. 설령 해고되더라도 시장에서 지원 시스템이 있고 고용보험이나 실업급여 등 안전망이 보완해 줘야 한다. 해고의 자유를 원하는 기업입장만 들어줄 경우 근로자가 힘들어 진다.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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