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6일 3분기 GDP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0.6% 증가해 전년동기비로는 1년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전기와 비교하면 2.9% 늘어났다. 시장 예상치였던 2% 중반을 훌쩍 뛰어넘었다.
한은은 GDP 증가를 이끈 요인으로 재고조정과 민간부문의 자생력을 꼽았다. 김명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재고조정이 마무리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민간부문의 자생력 즉 민간주도의 회복력이 성장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회복을 얘기하기 전에 좀더 들여다봐야 할 변수들이 많다. 민간부문은 지난분기보다는 나아졌지만 지난해 같은기간보다는 확연하게 나아졌다고 할 수 없다. 관점에 따라 달리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민간소비는 지난분기보단 1.4% 증가했지만 전년동기 대비로는 0.6% 느는 데 그쳤다. 설비투자는 지난분기에 비해 8.9%나 증가했지만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오히려 8.7% 감소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설비투자는 전기대비 플러스지만 전년동기비로는 마이너스"라며 "그간 워낙 마이너스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이것도 개선됐다고 볼 수 있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불확실성을 떨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3분기 깜짝 성장을 했지만 얼마나 더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4분기엔 그간 성장을 이끌었던 정부부양책 효과가 점차 감소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권 실장은 "4분기엔 3분기 같은 성적은 어려울 것"이라며 "2, 3분기 성장엔 소비가 기여한 측면이 큰데 이것은 정부 재정정책에 따른 것이었고 앞으로 정부부양책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업이 위기 때 공공부문 발주에 갖다 쓴 선수금도 성장세 둔화에 한몫할 수 있다.
대외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섰고 환율이 1100원대에 머물면서 수출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성권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출구전략에 돌입하기 위해선 3분기 실적이 아니라 출구전략이 실행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3분기 이후 상황은 여유롭지 않다"고 말했다.
출구전략의 핵심으로 인식되고 있는 기준금리 인상도 올해 안에는 힘들 거란 게 대체적 시각이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출구전략 논의가 더 부각되기 위해선 미국을 위시한 세계경제에서 불확실성이 완화해야 하는데 아직은 짚어야 할 게 많다"며 "일러야 내년 1분기가 될 것이고 상징적인 의미로 0.25%포인트 폭으로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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