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속' 현대엠코, 내실없는 외형성장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 2009.10.28 13:42

매출·시평순위 급등했지만 영업이익률 업계 최저 '속빈강정'

'2005년 48위→2006년 33위→2007년 31위→2008년 23위→2009년 20위'

최근 5년간 현대엠코(대표 김창희)가 기록한 시공능력평가순위다. 현대엠코는 모기업의 든든한 후원 속에 타 건설사들을 제치고 매년 고속성장을 해왔다.

하지만 이같은 단기 고성장이 마냥 반갑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급격한 외형성장의 그늘이 지고 있어서다. 특히 수익성을 대변하는 매출액대비 영업이익률은 매년 급락, 동종업계 최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빅5' 쫓다 내실 급속 악화=현대엠코는 안정적인 그룹공사를 확보하고 공공공사 수주 능력까지 확보해 고속성장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분양사업으로 시공능력평가순위를 끌어올렸던 주택전문건설사들과는 차별화된다.

현대엠코는 지난 9월1일 '비전 선포식'을 갖고 2015년까지 수주 10조원과 매출 6조원 목표를 달성, 국내 '빅5' 건설사에 진입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건축 및 토목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주택사업을 차별화하는 동시에 해외사업 강화에 주력하고 향후 1~2년내 플랜트 분야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을 공표했다.

문제는 비전 달성을 위해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같은 다양한 사업분야에 서둘러 진출하다보니 외형은 급성장했지만 내실은 급속히 악화되는 딜레마에 빠졌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2005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현대엠코의 매출액대비 영업이익률을 분석해보면 이같은 딜레마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안정적인 그룹공사에만 의존하던 2005년과 2006년에는 각각 11.1%, 10.4%로 영업이익률이 10%를 상회한다. 국내 대형건설사 중 영업이익률이 10%를 넘는 건설사가 현대산업개발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 실적 자체는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

하지만 2007년에는 영업이익률이 7.8%로 급락하더니 2008년 5.2%에 이어 2009년 상반기 5.7%에 머무는 등 5%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1만여개 종합건설사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5.5%이고 30위원 건설사들의 영업이익률이 7~8%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하위권이다.


◇무슨 일을 벌였기에=이처럼 영업이익률이 떨어지는 것은 소위 '수업료' 때문. 경험과 실적이 부족한 현대엠코로선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기반이 되는 국내·외 부동산개발사업과 민자사업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판매관리비가 급증하고 예상외의 손실이 늘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현재 현대엠코는 충주기업도시(넥스폴리스)와 영종도 MGM테마파크에 참여하고 있고 사업자로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용산역세권, 안산사동 90블록 등 대형 공모형 PF개발사업에 꼬박꼬박 이름을 올려놓을 정도로 개발사업에 올인해 왔다. 주택시장이 침체에 빠져있는 울산에서는 한 시행사로부터 아파트사업을 인수했다.

해외에서는 대형건설사만큼이나 공격적으로 투자형 개발사업을 추진해 왔다. 경제위기 한파가 시작된 지난해 10월 베트남 하이퐁에 사업비만 1조7000억원에 달하는 여의도 2배 이상 규모의 초대형 복합리조트 건설에 착수했다.

올 2월에는 캄보디아 프놈펜시에 지상22층 규모의 오피스 전용 빌딩을 건립키로 하고 현지 시행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민자사업도 지난 8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돌입한 우림건설로부터 1800억원 규모의 비봉∼매송 도로사업의 최초제안자 지위를 이어받아 우선협상대상권을 거머쥐었다. 남양주시에 1500억원 규모의 금곡∼오남 도로사업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처럼 금융위기 한파 속에서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지만 우려가 더 크다. 부동산개발사업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리스크와 대형건설사들마저 답보상태에 빠져 나오지 못하는 해외개발사업을 늘리는데 대한 불안감이다.

민자시장도 최소운영수입보장(MRG)가 폐지되고 사업자에 불리한 조건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급락하고 있어 내실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건설기업경영 관련 한 전문가는 "대형건설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겪어야 할 성장통이지만 현대엠코는 단시간에 빅5로 도약하려는 조급함을 보이고 있다"며 "경기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내실을 먼저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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