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노위 국감, 밤10시 넘어서 재차 정회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09.10.22 22:35

[국감]"국정원 사찰은 엄청난일"(김재윤)vs "아무것도 아닌일"(이만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이만의 환경부 장관간 기싸움이 팽팽하다.

포스코의 전남 광양제철소 동호안 매립지 붕괴사건을 환경부가 국가정보원에 통보한 일을 국정감사에서 논의하는 과정에서의 일이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진행되고 있는 환경부 종합 국정감사는 이날 밤 10시가 넘어선 현재 재차 정회상태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에도 환노위 환경부 국감은 이 장관이 '국정원에 상황을 보고한 일은 개밥의 도토리 같은 작은 일'이라는 식의 답변을 내놓고 이에 환노위 의원들이 항의하면서 정회되기도 했다.

김재윤 민주당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은 "국정원이 국내 현안에 간섭하려는 일은 엄청난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난 8월 영산강청이 환경부에 보낸 '장관님 보고자료'라는 제목의 문건을 꺼내 들기도 했다. 이 문건에는 동호안 둑 붕괴사고와 관련한 상황을 매일 국정원 광주지부에 보고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김 의원은 국가정보원법 3조에는 △국외 정보 및 국내 보안정보(대공·대정부전복·방첩·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 수집 작성 배포 △국가기밀에 속하는 문서 자재 시설에 대한 보안업무 △내란 외환의 죄 및 반란죄 등 죄에 대한 수사와 같은 업무만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동호안 매립지 붕괴사고를 환경부가 보고한 것은 국정원 사찰의 부활이라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유복환 환경부 감사관(국장)이 현장에서 조사한 결과를 인용하며 "최초 오염사고가 발생한 후 사고가 중대하고 관계기관간 자료공유의 필요성이 있어 8월24일 최초로 (국정원 광주지부에) 보고했고 26일 다시 중간보고를 했다"고 말했다.

또 "(국정원 광주지부에는) 메일로 전달이 됐다"며 "국가보안시설이므로 국정원에 보고하는 게 맞으며, 담당자도 (본인의 처신이) 가상하다고 생각해서 장관에게 이를 알리려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국정원에 상황보고를 한 일은 엄청난 일"이라고 비판하자 이 장관은 곧바로 "아무 것도 아닌 일"이라고 되받았다. 끝내 추미애 환노위 위원장이 "이만의 장관의 답변태도가 계속 이렇게 되는 한 국감을 진행할 수 없다"고 정회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던 것.

지난 8월 23일 동호안 매립지 제방 내에 위치한 인선이엔티의 산업폐기물 매립장이 붕괴돼 침출수(폐기물에서 흘러나오는 썩은 물)가 수일 간 바다로 흘러나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9일 영산강청 국정감사에서 정회석 영산강유역환경청장은 "중대사안이 발생하면 국정원이나 검찰, 경찰에 보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정원에 사건관련 일일보고를 한 사실과 환경부 폐자원관리과에 이같은 사실을 통보한 것을 사실상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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