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하이닉스 인수 외풍에 흔들리나?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 2009.10.23 09:33

"하이닉스 인수는 비지니스"

"정치를 바로 세워야 한다."

지난 7월 말 제주도에서 열린 '2009 전국경제인연합회 제주하계포럼'에 참석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작정한 듯 정치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당시 조 회장은 "오늘날 우리 정치상황은 문제를 해결해주기 보다는 문제를 만드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고 꼬집었다.

최근 효성의 상황을 보면 조 회장이 미래를 예견하고 발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야당인 민주당이 연일 검찰의 비자금 수사 부실 의혹을 제기하며, 효성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등 외풍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문제 삼은 것은 최근 내놓은 검찰의 효성 비자금 수사 결과. 앞서 검찰은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국가청렴위원회가 제시한 효성의 각종 범죄 첩보에 대해 수사를 벌여 전·현직 임원 2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대통령 사돈기업이라는 이유로 '봐주기 수사'를 했다"고 검찰을 강하게 질타하며 정치 쟁점화에 나섰다. 여기에 조 회장의 아들들이 구입한 해외부동산과 관련해서도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효성은 "부동산 취득 방법이나 자금출처 등에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이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급기야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까지 불통이 튀었다. 채권단이 매각 대상 지분(28%) 가운데 일부인 15~20%만 매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자 즉각 야당에서 특혜 시비를 제기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시장에서 '인수철회설'이 돌기도했다.

효성은 지난 19일 채권단과 예비입찰 실사를 위한 비밀유지동의서(CA)를 체결한 뒤 구체적인 매각일정을 조율 중이다. 아울러 법률·회계·재무 등으로 구성된 매각 자문단 구성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채권단과 구체적인 매각 일정과 보증금 문제 등을 협의하고 있다"면서 "예비입찰제안서 제출 후 진행되는 실사 과정에서 면밀하게 검토하고 최종 인수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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