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은행 수익 '質'이 문제...막판 급락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9.10.22 05:54

다우 0.9%↘,1만 이탈...웰스파고 '매도' 하향

미 증시가 장 후반 추진력을 상실하며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다시 1만선 아래로 내려갔다.

2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92.12포인트(0.92%) 떨어진 9949.36으로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9.66포인트(0.89%) 내려간 1081.40, 나스닥 지수도 12.74포인트(0.59%) 하락한 2150.73으로 각각 마감했다.

뉴욕 증시는 야후, 모간스탠리 등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개장초부터 장 후반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오후 2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베이지북 발표시점을 기점으로 상승 피로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연준은 미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비는 여전히 미약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어닝 서프라이즈' 주역 가운데 하나인 은행주들에 대한 실적 의구심이 장 후반 하락 급반전을 불렀다.

리처드 보베 로슈데일 애널리스트가 웰스파고에 대한 투자의견을 '유보'에서 '매도'로 하향, 매도 촉매제가 되면서 장 마감 30분가량을 앞두고 주요지수가 마이너스권으로 내려섰다.

◇ 웰스파고 '강등'에 금융주 '우수수'

골드만삭스, 씨티 등에 대해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해온 리처드 보베 로슈데일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오후 웰스파고에 대한 투자의견을 '유보'에서 '매도'로 하향했다.

그는 웰스파고의 실적 개선은 모기지 서비스 부문에서 발생한 수수료가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며 이같은 이익은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내년 3분기까지 실적이 하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투자의견 하향 이유를 설명했다.

웰스파고는 3분기 순이익이 32억4000만달러(주당 56센트)로 전년동기 대비 90% 이상 늘었다고 발표했다. 월가 예상치인 주당 39센트도 큰 폭으로 웃돌면서 주가가 한때 5% 가까이 올랐지만 장 후반 급락반전, 5.1% 하락했다.
부실채권 규모가 51억달러로 치솟는 등 잠재적 부실 요인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웰스파고 외에 J.P모간과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각각 3%선 하락하는 등 KBW은행지수가 2.4% 하락하는 약세를 보였다.

반면 자산 기준 미국 6위 은행 모간스탠리는 5.8% 올랐다.

모간스탠리는 지난 분기 투자은행 부문 수수료 수입 증가를 앞세워 1년만에 분기 순익을 기록했다.

모간스탠리는 3분기 7억5700만달러(주당 38센트)의 순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모간스탠리의 지난 분기 순익 규모는 전년 동기의 77억달러(주당 6.97달러)에는 크게 못 미쳤지만 블룸버그통신 전문가 예상치 주당 30센트는 웃돌았다.

모간스탠리의 흑자 전환은 1년만이다. 모간스탠리는 이전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 보잉 '실망', 야후 샌디스크 강세

세계 2위 여객기 생산업체 보잉은 기대를 하회하는 분기 실적과 함께 올해 순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2.5% 하락했다.
보잉은 3분기 15억6000만달러(주당 2.23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통신 전문가들이 예상한 보잉의 분기 손실 규모 2.10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전년 동기 보잉은 6억9500만달러(주당 96센트)의 순익을 올렸다.
보잉은 또 올해 순익 전망치를 기존의 주당 4.70~5달러에서 주당 1.35~1.55달러로 대폭 하향했다.

전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야후는 2.8% 뛰었다.

미국 2위 검색 엔진을 소유하고 있는 야후는 3분기 순이익이 1억8700만달러(주당 13센트)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5억4300만달러, 주당 4센트에 비하면 3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야후와 마찬가지로 전일 장 마감 후 실적을 알린 세계 최대 플래시 메모리카드 제조사 샌디스크도 급등했다.
샌디스크는 회계연도 지난 분기 2억3130만달러(주당99센트)를 기록했다. 톰슨로이터의 순익 전망치는 주당 26센트에 불과했다.

샌디스크의 지난 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33% 뛰었다.

◇연준, '완만한 회복'...소비 우려 지속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미국 전 지역에서 경제가 '안정' 내지는 '완만한 개선' 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연준은 21일(현지시간) 12개 지역 연방은행 관할지역의 경제동향을 분석한 '베이지북'을 통해 "경제활동이 회복되고 있다는 진단이 하강추세 보고를 압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개선 정도는 미약하거나 산발적이라고 덧붙였다.

공개시장위원회(FOMC) 2주전에 발표되는 베이지북은 미 경제에 대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보고서이자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의 자료가 된다.

지난달 9일 발표된 직전 베이지북에서 연준은 미국 경제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지만 소비는 여전히 미약한 상태라고 진단한 바 있다.
이번달 베이지북 역시 소비가 대부분 미약한 상태여서 올해 나머지 기간의 경제 성장 전망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택시장은 개선을 지속하고 있지만, 정부의 '폐차보상 프로그램' 종료 등의 여파로 소비는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고용시장은 대체적으로 전 지역에서 침체된 상태이지만 임시직 채용이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신호도 감지됐다고 밝혔다.

대부분 지역에서 제조업은 9월 베이지북 발표 당시보다 나아진 것으로 보고됐으며, 11월로 종료되는 정부의 생애 첫 주택구입 지원책에 힘입어 중저가 주택들의 매매가 늘어나는 등 주택시장 상황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달러/유로, 1.5달러 돌파, 유가 82달러 '터치'

증시상승과 경기회복 기대로 '위험선호'현상이 부각되며 달러화가 14개월만의 최저치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유로화는 14개월만에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50달러를 돌파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환율은 전날에 비해 0.61센트(0.41%) 상승한 1.5007달러를 기록중이다. 장중 1.5046달러까지 상승,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수준에 올랐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1.29% 급등한 1.6595달러에 거래됐다.
엔/달러 환율은 0.18엔(0.20%) 상승(엔화약세)한 90.96엔을 기록했다.

6개국 주요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5% 이상 떨어진 75.13에 머물렀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81달러도 넘어서며 1년만의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2.25달러(2.8%) 상승한 81.37달러로 마감했다. 최근월물 마감가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가격이다. 장중 배럴당 82달러까지 도달하는 강세를 보였다.

WTI는 8일 이후 10거래일중 9일간 상승, 17% 급등했다.

미 에너지정보국(EIA)은 이날 지난주말 현재 미국의 원유 재고가 전주대비 130만배럴증가했다고 밝혔다. 플래츠 집계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원유재고가 220만배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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