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외고개혁 '선봉장'으로 나선 이유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 2009.10.21 11:30

정두언 "경제·서민생활 안정" vs 학원계·외고 "교육 질 저하"

"나는 외롭지 않습니다. 전체 교육계와 대다수 학부모 및 학생들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외국어고(교육개혁)의 선봉장 역할을 자임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정두언 의원(한나라당·서울 서대문을·사진). 외고 개혁을 위한 그의 주장에는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염원이 담겨져 있다. 반면 외고, 학원계 등 반대론자들은 교육의 질이 낮아질 수 있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양측의 주장은 애초 논의의 지평이 달라 평행선을 그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정두언 의원은 21일 머니투데이와의 전화 통화에서 "애초 1등을 뽑으면 누가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겠냐. 외고의 학생선발권 등을 총체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학원연합회에서 여의도에 모여 시위를 하고 있는데 이는 외고가 사교육의 주범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늘 그렇듯 개혁은 기득권층의 저항에 부딪혀 좌절되고 마는데 정부와 여당이 친서민·중도실용 노선을 견지한다면 외고개혁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외고의 학생선발권 남용을 전면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외고가 전과목 우수 인재들을 독식하면서 외국어 교육이 아니라 일류대 입시교육을 시키고 있다. 과거 가정이 어려운 아이들도 평준화 이전의 일류 고등학교에 많이 들어갈 수 있었지만 지금의 외고 체제에서는 부의 대물림 현상이 더욱 심각해졌다"고 밝혔다.


정 의원이 외고를 교육개혁의 핵심으로 지목한 이유는 간단하다. 애초 '외국어 분야의 전문적 교육'이란 특수목적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고임에도 '일류대학을 가기 위한 특수목적고'로 변질됐다는 것. 게다가 외국어 뿐 아니라 전 과목 내신 우수자를 선발함으로써 외고가 일류대 진학을 위한 지름길이 됐고 이 때문에 초등학교부터 사교육 열풍이 불게 된다는 게 그의 문제의식이다.

정 의원은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가계소득이 늘지 않는 대신 가계지출은 증가하고 있고 이중 가장 부담이 큰 부분이 사교육비"라며 "계층간 갈등, 저출산, 부동산투기, 부의 대물림 등 문제가 점점 악화되고 있는데 사교육비 부담이 이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공교육 붕괴와 함께 대입제도(고등학교 사교육 문제)에 대해서는 여러 개선방안이 추진 또는 연구되고 있지만 외고 문제는 아직 제대로 된 해결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어 하루빨리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정 의원은 강조했다.

이명박 정권이 친서민 정책을 집권 2기의 화두로 제시한 가운데 정두언 의원은 가장 민감하고 반발도 심한 교육개혁을 앞장서 외치고 있다. '혹시라도 표 떨어질 일은 하지 말라'는 정치 불문율과 어긋나 보이지만 그는 "누군가 해야 할 일이고, 이번에 반드시 이뤄야 할 일"이라며 연일 개혁의지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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