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전공 갖춘 해외 대학 조사해보니...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 2009.10.21 09:56
↑ 지난해 한글날을 하루앞둔 10월8일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외국인 백일장 모습.

최근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며 한국문학의 국제적 위상에 대한 논의가 다시 이뤄지고 있다. 한국문학과 문화 홍보와 맞물려 해외 한국어, 한국학 전공자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머니투데이가 관련 기관에 문의해 종합한 결과, 현재 한국학과 한국어학을 정식 독립학과에서 교육하는 해외 대학은 54개국 642곳이다. 지리학적 이유로 전통적으로 한국어에 관심이 높았던 중국에는 70여 개가 넘는 한국어학과가 개설돼 있다.

올초 중국 베이징대는 기존 동아시아어과에 소속돼 있던 한국어를 정식 독립학과로 승격시켰다. 광둥성 광저우시 중산대, 베이징 제2외국어대를 비롯해 중앙민족대, 베이징위엔대, 길림대 등도 한국어학과를 전공으로 둔 곳들이다.

그 외 아시아 국가에서는 태국의 송클라대, 인도 네루대, 몽골 다르한대, 말레이시아 말레이대 등이 한국어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타결돼 올해 발효되는 한·인도 FTA로 인도에서 한국어학과 학생 수는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아시아권 외 유럽, 북미 지역에서도 손에 한국어책을 든 학생들이 증가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 프랑스 파리7대학, 헝가리 엘테대학, 체코 카를대학, 불가리아 소피아대학 등 유럽권 소재 대학 다수가 한국어학을 전공으로 채택하고 있다.

동구권에서는 공산국가 시절 북한과의 교류로 인해 한국어학이 연구됐다면, 이제는 한국의 경제적 위상에 부응해 인기를 얻고 있다. 헝가리 최고의 국립대학 엘테대 한국어학과는 입학경쟁률이 10대 1에 달할 정도로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한다.

지난해 해외의 한국어 보급기관 수도 2177곳에 달했다. 이중 북미 지역이 1072곳으로 가장 많았다. 그 외 독립국가연합(CIS)이 506곳,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 225곳, 일본 142곳, 유럽 115곳, 중남미 75곳, 중동 42곳 순이다.


학계는 한국어에 대한 이 같은 관심 증가를 한국의 문화·경제적 위상이 높아진 때문이라 보고 있다. 간단한 일상 표현이나 회화보다는 제2외국어로서 한국어를 깊이 있게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경향은 2006년 28개국 73개 지역에서 실시된 제 10회 '한국어능력시험'에도 반영됐다. 1997년 치러진 첫 시험에 2692명이 참여한 데 비해 10회 시험에는 10회 시험에는 3만4029명이 응시해 10배가 넘는 성장세를 보인 것.

그러나 정부는 각국 대학의 한국학 및 한국어학과 현황에 대한 정확한 통계조차 갖추고 있지 않다. 대학의 한국어학과, 한국어 교육기관, 연구기관 등에 대한 자료도 교육과학기술부 한국학중앙연구원, 외교부 국제교류재단, 문화체육관광부 세종학당 세 기관에서 뿔뿔이 나눠 관리하고 있다. 때문에 종합적인 실태 파악과 지원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교과부 재외한국어지원 관계자는 "최근 활발한 홍보로 한국이 많이 알려져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이 늘고 있지만 한국학, 한국어학을 전공으로 둔 대학에 대한 구체적인 리스트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 관련해서는 교과부에서 관리할 수밖에 없고 외교부와 문광부의 해외 한국어지원 관련 업무는 통합을 시도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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