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동부회장, 사재 3500억 투입 초강수 왜?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 2009.10.19 14:57

그룹 전체 유동성위기설 차단..반도체 사업에 강력한 의지 표명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사진)이 자신의 사재 3500억원을 투입해 동부하이텍이 보유한 동부메탈 지분 50%를 인수키로 하는 강력한 구조조정 의지를 피력한 것은 '그룹 전체의 유동성 위기설 차단', '동부메탈 지분의 제 값 받기', '동부하이텍 반도체 사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 등 3가지 의미로 해석된다.

동부그룹은 19일 '동부하이텍 구조조정에 관한 동부그룹의 입장'이라는 자료에서 김 회장이 3500억원의 사재로 동부하이텍 지분 50%를 인수해 동부하이텍의 자금 숨통을 틔우고, 동부하이텍 내 농업부문 매각과 유화부문의 부동산 등을 팔아 1조 5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당초 동부한농화학의 든든한 자금력과 미래 성장동력인 동부일렉트로닉스의 합병을 통해 합병회사인 동부하이텍을 견실하게 키울 계획이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같은 계획이 지연되면서 동부하이텍 반도체 부문의 부채 부담이 가중돼 왔다.

동부하이텍 반도체 부문의 부채가 1조 9000억원으로 늘어나면서 그룹 전체 경영에 대한 부담이 생겼다는 게 증시 일각의 분석이었다.

이로 인해 그동안 시장 일각에서는 동부그룹 전체의 유동성 위기설까지 퍼지자 이같은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김 회장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는 게 동부 그룹 측의 설명이다.

동부는 그동안 동부하이텍이 보유한 동부메탈의 지분 매각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해 프랑스 에라메트와의 협상 당시 동부메탈 지분 100%의 매각가격으로 1조4000억원까지 거론됐었다.

하지만 글로벌 위기 이후 산업은행과의 협상 과정에서 동부가 제시한 8500억 수준에 훨씬 못미치는 3500억원대의 가격대가 제시되고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이 가격에는 팔 수 없다는 의지를 이번에 김 회장이 직접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 동부하이텍의 최대 사업부문으로 매출 1조원 규모의 농업부문과 지난해 가동을 중단한 유화부문이 보유한 부동산을 매각하는 한편 남은 동부메탈의 잔여지분 상장을 통해 총 1조 5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해 동부하이텍의 부채 1조 9000억원 중 4000억원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는 동부하이텍의 반도체 부문만 살리고 모든 것을 매각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동부 관계자는 "김 회장은 반도체 부문은 미래성장 동력인만큼 이 부분만은 반드시 살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동부그룹은 이번 구조조정 입장 발표에서 동부하이텍을 제외한 다른 계열사들은 지난해 각 부문별로 수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이번 유동성 문제는 동 부하이텍에 국한된 것이라는 입장을 반복해 설명했다.

이는 그룹 전체로 퍼질 수 있는 유동성 위기에 대한 오해를 진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금융분야의 경우 매년 3000억원 이상의 이익을, 서비스분야에서는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제조분야의 경우 지난해 동부메탈이 2000억원 그리고 동부하이텍 농업부문이 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동부제철은 올해 9월 한 달에만 368억원의 경상이익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동부그룹 측은 "동부하이텍 반도체부문에 국한된 문제를 동부그룹 전체의 유동성 문제로 잘못 인식하고 마치 동부 그룹 전체가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것처럼 오해하는 세간의 일부 시각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반드시 시정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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