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공동통화 '수크레', 성공할까?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09.10.18 11:58

"달러 의존 줄여 경제주권 회복"…미·러 입장 주목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에콰도르 등 중남미 좌파국가 정상들이 2010년부터 지역 공동통화인 '수크레'(Sucre)를 사용하는 데 합의했다.

남미와 카리브해 지역 일부 국가들로 구성된 '아메리카 볼리바르 동맹'(ALBA)은 볼리비아 코차밤바에서 이틀 일정으로 정상 회의를 열고 내년부터 회원국 간 무역거래에서 수크레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왼쪽),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수크레 도입은 남미 좌파블록의 한 축인 에콰도르를 중심으로 수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공동통화를 사용해 달러나 유로 의존도를 줄이고 경제·통화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공동통화 도입 논의는 최근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산유국들이 높은 원자재 가격에 힘입어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탄력을 받았다. 이들은 장기적으로 회원국간 거래뿐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연합(EU)과 무역거래에서도 수크레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중남미 공동통화 도입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수크레는 유럽의 유로화에 이어 세계 두번째 공동통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미국 바로 아래에서 미국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에 반기를 든 좌파국가들이 단일 경제블록을 구성하는 첫 발을 디뎠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번 결정에 대해 "패러다임의 혁명"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파급력을 지니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회원국이 남미 일부 국가에 제한됐고 이들의 경제규모도 유로존이나 미국보다 훨씬 작기 때문이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등의 입장과 남미국가연합(SACN), 리우 그룹 등 남미에 산재한 여러 정치·경제 협력기구의 움직임도 수크레 정착의 변수다.

러시아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이번 회의에 옵서버(참관국) 자격으로 참석한 러시아 정부대표는 "ALBA 회원국들과 관계 강화를 희망한다"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서한을 전달했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미 러시아를 방문한 바 있다.

한편 이번 ALBA 정상회의는 온두라스 쿠데타를 강력히 비난하고 제재안도 통과시켰다. 마누엘 셀라야 대통령을 축출한 온두라스 쿠데타는 미국과 남미 좌파국가들이 한 목소리로 비난해 왔다.

ALBA 동맹은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등의 주도로 지난 2004년 결성됐다.

베네수엘라, 쿠바, 볼리비아, 니카라과, 온두라스, 도미니카공화국, 에콰도르 외에 카리브해 지역 소국들이 참여하고 있다. 파라과이도 가입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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