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남자 소변기의 파리 그림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9.10.16 08:05

"환율과 4Q 실적을 조준하라"..소재株 주목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키폴공항 남자화장실은 독특한 아이디어로 종종 화제에 오른다. 그곳 남자 변기에는 파리 한 마리가 그려져 있다. 짐작하겠지만 소변볼 때 그 파리를 조준하라는 얘기다. 파리를 그려 놓은 이후로 밖으로 튀는 소변의 양이 80% 감소했다고 한다.

전일 우리 시장은 다우지수 1만선 돌파, 5000억원이 넘는 외국인 매수에도 불구하고 실망스러운 상승률에 그쳤지만 스키폴공항의 파리처럼 명확한 조준점을 하나 던져줬다.

원/달러 환율이 시장의 성격을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원달러 환율을 종목 선정의 기준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전날 개장초까지만 해도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포스코 등 철강주와 함께 IT와 자동차 대표주들도 적지 않은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1150선대로 급락하면서 IT와 자동차 대표주들의 탄력이 크게 둔화된 반면 철강주, 금융 등은 높은 상승률을 유지했다.

물론 원/달러 환율만이 결정적인 조준점은 아니다. 실적개선 추세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포스코의 주가상승도 환율만이 아니라 4분기 이후 실적이 시장 예상을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실적 또한 원/달러 환율의 영향권에 있다는 점에서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핵심적인 변수는 역시 환율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은 "전일 원화강세가 강화되면서 수출주들의 모멘텀 약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든 반면 철강금속, 금융, 항공, 여행업종을 비롯해 원화강세 수혜 업종들의 반등시도는 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종목을 움직이는 키가 가격메리트에서 환율과 그에 따른 실적모멘텀 변화 여부로 다시 옮겨가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원화 강세가 시장의 성격을 바꾸는 흐름이 나타나면서 주도주 패턴의 변화를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IT와 차를 중심으로 한 주도주에 철강 등 소재주가 가세하는 모습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3Q가 아니라 4Q다= 실적시즌이 시작되면서 실적과 관련해 나타나는 뚜렷한 특징은 4분기 실적 전망이 좋은 기업의 강세가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포스코가 이틀 연속 급등한 것과 달리 LG화학LG디스플레이가 3분기에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신통치 않다는 점은 이를 보여준다.

우리투자증권은 "시장이 3분기 실적보다 이후 실적전망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이 기대되거나 3분기에는 부진했지만 4분기에는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종목들을 우선적으로 관심권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최근과 같은 원화강세 국면에서 수출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이 기대되는 금융, 소재(철강 등), 여행, 항공 업종 등에 대한 차별적인 접근전략이 당분간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윤자경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수가 4분기 이익 전망치를 감안하며 움직이고 있는 만큼 미국과 국내 어닝시즌을 면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며 "4분기에 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소재섹터의 반등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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